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준비 현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스와로브스키 라인을 한번 신어볼까? 키가 크니까 스판 롱부츠도 잘 어울리겠다. 사이즈 맞아요? 불편하지 않고?” 서울패션위크 프레젠테이션 쇼(29일)를 사흘 앞둔 26일,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 사무실에선 모델 피팅이 한창이었다.

슈즈는 재가봉 불가능해 피팅에 더 신경

슈콤마보니 이보현 대표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서울패션페어에 참가했다.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를 대상으로 하는 프레젠테이션 쇼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달 말이었다. 미국 솔 커머스 페어를 마친 직후로, 이번달 프랑스 파리의 트라노이 페어 입점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인 터라 상당히 촉박한 일정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 몇 시즌 동안 해외 유력 바이어들이 서울 패션위크를 찾고 있다”며 “국내에서 좋은 바이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아쉬웠다”고 밝혔다. 패션페어 참가비가 무료인 데다 참가업체 중 심사를 거쳐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쇼 일주일 전인 지난 22일부터는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슈즈·쇼 진행 방식·음악·모델 등 모든 것을 다시 점검했다. 우선 어떤 무대를 꾸밀지 확정해야 했다. 관객들이 슈즈를 잘 볼 수 있도록 무대를 관객들의 눈높이보다 높게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앞의 쇼가 끝난 후 2시간~2시간30분 사이에 무대를 높게 설치하기란 불가능했다. 쇼룸에 앤티크 소파와 가구를 들여놓아 르누와르식 거실을 만들까 고민했지만, 최대 100명을 수용하는 작은 규모의 공간에 적합하지 않았다. 쇼 5일 전인 24일에야 무대 연출이 정해졌다. 다음 날인 25일은 음악을 선곡했다. 쇼에서 선보일 슈즈도 골랐다. 올봄 처음 내놓은 남성 슈즈를 포함해 35켤레를 정했다. 그러나 26일 모델 피팅을 하면서 이중 5켤레가 다른 것으로 교체됐다. 준비한 슈즈가 모델의 발 사이즈에 맞지 않아서다. 이 대표는 “의류는 모델에 맞춰 가봉을 다시 할 수 있지만 슈즈는 그런 과정이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피팅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독특하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브랜드 확립할 것

이번 시즌 슈콤마보니의 테마는 ‘반항적인 사랑’이다. 이 안에서 7개의 컨셉트를 제안했다. 자체 개발한 코사쥬로 화려함을 더한 부켓 라인과 스와로브스키가 빛나는 크리스탈 클리어는 주목해야 할 제품군이다. 2003년 론칭한 슈콤마보니는 국내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1호로 꼽힌다. 이 브랜드는 2004년 일본을 시작으로 2005년 유럽,2007년 미국과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파리 프리미에르 클라스·트라노이, 미국 WSA라스베가스 신발 박람회·솔 커머스, 베를린 브랜드 앤 버터 등 패션페어에 참가했다. 이 브랜드의 슈즈는 미국·유럽·중동·일본·대만·싱가포르 등에서 판매된다. 매 시즌 일반 브랜드보다 2배 정도 많은 120여 가지의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은 이 브랜드의 경쟁력이다. 특히 유니크하고 화려한 디자인이 유럽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슈콤마보니는 국내외 패션페어를 통해 한국 슈즈브랜드가 더 많은 기회를 얻기를 희망한다. 국내 패션시장에서는 아직 슈즈·가방·액세서리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세계 여성 패션시장에서 의류 외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에 비춰볼 때 슈즈 브랜드도 무한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 이대표는 “앞으로 슈콤마보니가 지미추와 같은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디자이너가 바뀌어도 이미지가 무너지지 않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 글=신수연 기자 / 사진= 황정옥 기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