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경찰서 '인라인 순찰대'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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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3일 오후 2시 일산신도시 호수공원 한울광장. 세살 짜리 여자아이가 "엄마" 를 애타게 찾으며 울고 서 있다. 이때 어디선가 노란색 헬멧에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 경찰 두명이 인파속에서 나타났다.

엄마 잃은 아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이들은 아이를 안고 관리사무소로 데려가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3분후 아이는 엄마 손을 잡고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관리사무소를 빠져나갔다.

또 다른 곳에선 경찰 두명이 롤러스케이트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나온 어린이 5명의 손을 붙잡고 안전하게 타는 법을 가르쳐 준다.

비슷한 시간 한울광장 옆으로 설치된 1.5m 높이의 안전난간 안 호숫가에 10대 남녀 세명이 들어가 노는 장면이 목격되자 인라인 순찰대 두명이 잽싸게 달려간다. 이들은 "호숫가는 위험하니 빨리 나오세요" 라며 웃는 얼굴로 기분좋게 주의를 환기시킨다.

'인라인 순찰대' 가 일산신도시 호수공원의 새명물로 자리잡았다.

딱딱한 이미지의 경찰제복을 벗어던지고 인라인 스케이트 선수복장을 하고 호수공원을 종횡무진 누비며 시민들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이 순찰대는 일산경찰서가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31만평의 넓은 호수공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순찰하기위해 의경 15명으로 선발해 지난 4월 창설했다.

인라인 순찰대는 9대1의 치열한 내부 경쟁을 뚫고 뽑혔다. 우선 인라인 스케이트 실력은 기본이고 키가 1m75㎝ 이상이 돼야 한다.

이들은 10만~15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매주 토, 일요일과 공휴일을 택해 하루 6명 씩 나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활동한다. 안전사고 예방 및 순찰 활동이 주임무다.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15일간 호수공원에서 열린 고양꽃전시회 때는 초등학생 포돌이.포순이 1백명 및 인라인스케이트 동호회원들과 함께 '질서지키기 캠페인' 을 벌이기도 했다.

시민 김영숙(金英淑.35.주부.호수마을)씨는 "과거 두명의 경찰이 도보로 순찰할 당시에는 다소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이제는 호수공원에 어울리는 멋진 복장을 한 경찰들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곳곳에서 눈에 띄니 보기에도 좋고 마음도 든든해진다" 며 좋아했다.

한진희(韓珍熙.50.총경)일산경찰서장은 "시민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 곧 대원 수를 두배 정도로 늘려 평일에도 인라인 순찰대를 운영할 방침" 이라고 소개했다.

전익진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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