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은 대답이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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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흘째인 29일 백령도 인근 ‘천안함’ 함미 침몰지점에 설치된 부표 주변에서 해난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구조대원들은 침몰된 함수와 함미에 접근해 망치로 선체를 두드렸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 오른쪽은 광양함. [백령도=김태성 기자]

천안함은 대답이 없었다. 함수도 함미도 밖에서 두드리는 망치 소리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가족들은 절망했다. 믿지를 못했다.

합동참모본부는 해난구조대(SSU) 잠수사들이 29일 오후 10차례에 걸쳐 백령도 인근 해역에 침몰해 있는 천안함 함미 부위를 망치로 두드렸으나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함미 선실에는 실종된 46명의 승조원 가운데 32명가량이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함미는 28일 밤 민간 어선의 어군탐지기에 의해 폭발 현장에서 불과 18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SSU 잠수사들은 전날에 이어 함수도 탐색했으나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실종자들이) 생존해 있을 수 있지만 문제는 반응을 보이기 쉽지 않은 조건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생존의 가능성이 많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10시30분까지 탐색작업을 벌였으나 선실로 들어가는 데는 실패해 30일 새벽 2시 수색을 재개했다. 군 관계자는 “날이 저문 뒤에도 계속해 입수를 시도했으나 물살이 너무 세고 수중 시계도 좋지 않아 잠수에 어려움이 계속돼 수색을 끝냈다”고 말했다.

합참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준장은 브리핑에서 “천안함 함수는 완전히 거꾸로 누워져 있고, 함미는 왼쪽으로 90도 눕혀져 있는 상태”라 고 말했다. 이날 함수와 함미 탐색·구조작업에는 20여 척의 해군 함정이 투입됐다. 직접 수중을 수색하는 잠수사도 해군 154명과 미군 15명이 동원됐다. 

글=이영종·정용수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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