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 입학사정관제 준비법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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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욱 중등와이즈만C&I 입시전략연구소장

올해부터 과학고와 자사고, 자율고의 입시는 ‘자기주도 학습 전형’으로 일컬어지는 입학사정관제로 치러진다. 이 전형은 경시 대회나 수상실적·지필고사 등을 활용하지 않는 대신, 내신이나 면접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특히 학생이 갖고 있는 자기주도 학습역량과 창의성, 학습 동기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이러다보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광받던 선행 위주의 학습 방법은 퇴색되고 ‘자기주도 학습’이 매우 중요해졌다.

선행 학습이 학습 내용을 빠르게 받아 들이는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자기주도 학습은 학생 스스로 주제를 선정해 탐구하고 연구해 활동하는 ‘깊이 있는 학습’에 초점을 맞춘다. 이런 학습 방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도전 과제’다. 도전 과제는 특정 문제일 수도 있고 중요한 개념일 수도 있다. 도전 과제 중심의 자기주도 학습은 문제 해결이나 개념 학습에서 이미 정해진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학생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자료를 찾아 연구하며 이 과정 속에서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는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도전 과제를 스스로 찾아 연결 학습할 수 있다.

수학과 과학 과목을 예로 들어 보자. 수학은 어려운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자료를 조사해 학습하면 된다. 쉬운 문제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면서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형태다. 과학은 학습 과정 중에 발견한 의문점이나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궁금한 현상의 원인을 주제로 선정해 학습하자. 다양한 방면의 자료를 조사하고 충분히 이해하자. 문제에 대한 잠정적인 결론, 즉 가설을 세워 이를 증명하기 위한 탐구 활동이나 실험을 계획하고 진행하자.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또 다른 현상이나 원리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도전 과제 위주의 자기주도 학습을 하면 지식과 내용뿐만 아니라 학습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중·고교 과정에서는 이런 학습법이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특목고나 대학교 교과 과정처럼 학생 스스로 학습해야 하는 경우라면 능동적으로 학습하는 법과 학습자세가 매우 중요해진다.

무엇보다도 도전 과제 위주의 학습을 하면 수동적인 학습 방법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폭넓게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더불어 도전 과제 중심의 자기주도 학습은 그 부산물로 자신의 탐구능력과 연구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자연스럽게 산출해 낼 수도 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자신만의 연구를 하며 학생스스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도 있고, 비록 새롭지 않더라도 그 내용을 탐구하는 학생 자신만의 독창적인 과정은 입학사정관제에 제출할 포트폴리오로 손색이 없다.

< 일러스트=장미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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