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연지 9개월 만에 ‘동북아 최고수준 뇌건강센터’ 검증받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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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뇌건강센터 JCI인증획득 기념 마크를 제막한 뒤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장희 가천의과대 뇌과학연구소장,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 송석구 가천의과대 총장, 윤방부 가천뇌건강센터 소장.

가천의대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소장 윤방부 석좌교수)가 단일 질환 센터로는 세계 처음으로 24일 미국에 소재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의 인증을 획득했다. JCI 인증은 병원 시설은 물론 모든 검사·치료행위에 대한 안전기준 평가 제도. 미국에서 파견된 심사위원들은 표준화된 매뉴얼을 가지고 환자의 안전과 진료 품질을 높이는 요건을 점검한다. 인증은 글로벌 브랜드를 획득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실제 미국 의료보험사는 병원과 계약을 체결할 때 JCI 인증을 우선적으로 요구한다.

윤 소장은 “인증 과정은 1년여 동안 모든 의무기록·응급시스템·시설 장비 관리를 점검하는 등 까다롭게 진행된다”며 “이를 통과한 것은 동북아 최고 수준의 뇌건강센터를 뜻한다”고 말했다.

가천뇌건강센터가 문을 연 것은 지난해 6월. 1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고령화와 함께 급증하는 치매·파킨슨병·뇌졸중 등 뇌질환을 조기에 예방·치료하는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타의료기관이 따라올 수 없는 것은 가천의과학대가 운영하고 있는 세계 수준의 뇌과학연구소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 세계적인 석학 조장희 박사가 이끄는 뇌과학연구소는 뇌영상 분야에선 국제적이며 독보적이다.

 초기의 우려를 씻고 뇌 검진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엔 검진 숫자가 월 70명을 돌파했다. 지금까지 개소 8개월여 만에 542명이 뇌 검진을 받아 228명이 뇌질환을 찾아냈다. 분석 결과, 뇌질환 보유율은 의외로 높았다. 70대와 80대는 100%, 60대는 82.3%가 유소견율을 보였다. 50대와 40대도 각각 69%, 50%로 나타났다. 뇌과학연구소 김우경(신경외과 교수) 부소장은 “노인성 뇌질환이 급증하는 데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증후군)·자폐증과 같은 어린이 정신질환, 그리고 각종 중독질환, 스트레스 등 뇌와 관련된 질환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뇌 검진의 필요성은 갈수록 점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천뇌건강센터의 검진 프로그램은 질환별로 세분화돼 있다. 치매 정밀 검진부터 파킨슨병, 청·장년층 중풍 검진, 뇌암 등으로 분류돼 있고, 개인에 따라 맞춤 검진도 받을 수 있다.

가천길병원 이태훈 병원장은 “환자의 임상 결과가 연구에 활용되고, 연구 결과가 다시 임상에 반영돼 시너지가 이뤄지는 곳은 이곳밖에 없다”며 “뇌질환의 예방과 치료 분야에서 길병원의 브랜드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JCI 인증 기념식에 참석한 이길여 길재단 이사장은 “현대의학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도전은 ‘뇌 분야’로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JCI 인증을 계기로 뇌과학연구소와 뇌검진센터를 외국인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뇌 전문기관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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