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 왼쪽부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브뤼셀 로이터=연합뉴스]
IMF가 그리스 지원에 쓸 수 있는 돈은 최대 100억 유로로 추정된다. 그리스가 석달 내에 갚아야 할 부채는 200억 유로다. 합의안이 나왔기 때문에 상당수 채권자는 그리스 국채의 만기를 연장해 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그리스가 IMF 지원금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면 국가 부도나 다름없다. 이때가 돼서야 유로존이 나서기로 했으니 최후의 보루 역할만 맡기로 한 것이다.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의 지원을 받으려면 16개 회원국으로부터 만장일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실상 독일에 거부권을 쥐여 준 셈이다. 그리스 지원이 실행될 경우 독일은 가장 많은 부담(27%)을 진다. IMF가 구제금융 조건으로 그리스에 제시할 통화 정책이 유럽중앙은행(ECB)과 엇박자를 내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 재무부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온 점은 주목된다. 통화 정책을 하는 중앙은행은 있지만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기관이 없다는 약점을 해결해 보자는 시도다.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했다. 구제안 발표 직후 유로화 가치는 1.327달러대까지 하락했으나 26일 1.336달러대로 올라섰다. 어떤 형태로든 합의안이 도출됐다는 안도감이 자력 해결이 실패한 데 대한 실망감을 누른 셈이다. 25일 미국 뉴욕 증시와 유럽 주요 증시는 0.05~1.55% 올랐다. 26일 한국·일본 증시도 상승했다.
김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