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분산 투자, 과감한 손절매 "개인투자 생존 3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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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우량주만을 대상으로,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하고, 손해 보면 과감하게 털어버려라-'.

누구나 아는 정석투자 원칙이지만 실제로 이렇게 하는 투자자는 드물다. 당장 눈앞의 시세가 화려하게 오르는 종목을 찾아 헤매기 일쑤다. 하지만 역시 돈 버는 비결은 정석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이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4주간씩 네 차례 실시한 모의투자대회 결과다.

삼성증권은 대회 참가 투자자들에게 스스로 정석투자 그룹과 무원칙투자 그룹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정석투자 그룹(222명)에게는 세 가지 투자제한을 뒀다. 우선 삼성전자.POSCO.현대차 등 코스피200 종목이나 NHN.LG텔레콤 등 코스닥 50종목에만 투자하게 했다. 또 10% 이상 손실이 나면 무조건 팔도록 손절매 규정도 뒀다. 분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한 종목에 몰아넣을 수 없게 했다. 삼성증권은 투자자들이 이 같은 제한을 혹시 어기지 않는지 철저히 살폈다.

반면 무원칙투자 그룹(359명)에겐 아무런 제한도 가하지 않고, 투자자들 마음대로 주식을 사고팔게 했다.

결과는 정석투자 그룹의 승리였다. 정석투자 그룹은 평균 0.34%의 수익을 올린 반면 무원칙투자 그룹은 평균 3.39% 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1.44% 올랐다.

정석투자를 한 쪽은 수익률 변동도 심하지 않았다. 무원칙투자 그룹에 비해 수익을 고르게 유지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또 정석투자 그룹은 절반가량(49.5%)의 투자자가 수익을 낸 데 비해 무원칙투자 그룹에선 35.9%만이 이익을 남겼다.

매매 빈도에 따라서도 실적이 갈렸다. 삼성증권은 매매회전율(투자금 대비 매매 금액 비율)이 500%를 넘으면 전문투자 그룹으로, 500% 미만은 일반투자자 그룹으로 나눴다. 결과는 매매를 자주 하지 않은 일반투자자 그룹의 완승이었다.

같은 정석투자를 했어도 전문투자 그룹은 손실(-2.88%)을 본 반면 일반투자자 그룹은 이익(0.34%)을 봤다. 투자원칙은 안 지키면서 매매를 자주 한 그룹은 투자성적(-4.3%)이 꼴찌였다. 매매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잦은 매매로 인한 손실은 더 불어났다.

실제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매매 스타일은 국내 주식투자자들에게 만연해 있다. 지난해 거래소 시장의 회전율은 571.9%, 코스닥 시장은 894.4%였다.

삼성증권 온라인지원팀 한만식 팀장은 "스스로 세운 투자원칙에 따라 적정한 목표주가와 손절매 시점을 정하고 철저히 관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개인 투자자들도 좋은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선 자기 자신과 싸워 이겨야 하는 셈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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