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단체접종 뭘 주의해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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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홍역은 2군 법정전염병으로 분류된 감염력이 강한 질환이다.

정부가 앞장서 유례없는 대규모 집단접종을 결정하게 된 것도 전염력과 치사율에 비해 일반인의 예방의식이 낮기 때문이다.

과거 홍역예방을 위해서는 생후 15개월 때 홍역.볼거리.풍진(MMR)혼합백신을 한번 맞으면 됐다.

그러나 1990년대 초부터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홍역이 전국적으로 유행하자 정부는 1997년부터 생후 12~15개월에 한번 백신을 접종한 후 4~6세 때 추가접종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재접종을 규정한 목적은 첫 접종을 놓친 5~10% 정도의 어린이와 첫 접종을 했더라도 항체가 안생긴 5% 정도의 어린이에게 면역력을 가질 기회를 한번 더 주기 위해서였다.

연세대 의대 손영모(소아감염학)교수는 "97년 이후 단체접종 대상자 중 재접종한 어린이는 1백만여명 정도에 불과해 그간 해마다 홍역이 전국적으로 유행했다" 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말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홍역에 대한 면역력을 검사한 결과 면역력이 없는 학생이 84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설명했다. 홍역에 걸리면 다섯명 중 한명은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며 1천명당 한 명꼴로 사망한다.

이번 대규모 단체접종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볼거리백신이 빠져 있다는 것.

볼거리는 주로 귀밑 침샘에 염증이 발생, 볼이 부은 듯 보이는 병인데 고열.두통.근육통.식욕부진.구토 등의 증상이 있다. 대개 1주일 이내에 저절로 낫지만 간혹 뇌막염.췌장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특히 청소년기 이후에 감염되면 고환염.난소염 등을 일으켜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MMR 백신을 한번 맞은 어린이라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한림대 의대 김미란(소아감염학)교수는 "볼거리는 4~6세 때 추가백신을 맞는 것이 원칙이지만 1차 접종으로 면역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으므로 꼭 추가접종할 필요는 없다" 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에 수입된 백신이 국내에서 처음 접종하는 인도산이라 부작용 발생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서울대 의대 이환종(소아감염학)교수는 "인도산이라도 홍역백신에 사용된 균주가 그간 국내에서 접종하던 MMR 백신과 동일한 데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안전성을 확인한 제품이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 이라며 "단 수백만명이 집단접종을 받게 되므로 보호자도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 사전에 알고 의료진도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홍역 백신접종으로 인한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접종후 한시간 내에 나타나는 심한 알레르기 반응. 1백만명 중 한명 정도 나타나는데, 혈압이 떨어지고 숨쉬기가 곤란해지는 등 쇼크상태에 빠지므로 즉시 적절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손교수는 "주사 맞은 부위가 붓거나 몸에 두드러기가 나며 재채기.콧물, 입이나 목이 붓는 증상이 있을 땐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 고 설명했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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