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 예탁자산 도입 석달만에 3조원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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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여윳돈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가 도입 석달만에 예탁자산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랩어카운트란 '포장하다' 는 뜻의 '랩(Wrap)' 과 '계좌(Account)' 가 결합된 말. 말그대로 주식.채권.펀드.부동산.세무.은행업무 등 금융 전반에 걸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상품이다.

특히 영화배우 김지미, 지휘자 금난새, 전 프로야구 선수 선동렬씨 등을 잇따라 등장시키는 모 증권사의 시리즈 광고를 통해 낯설지 않다.

지난 2월 도입 초기에는 증권사들의 경쟁적인 고객 유치 작전으로 뭉칫돈이 몰려 들었지만 증시가 출렁인 뒤에는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하지만 최근 증시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랩어카운트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랩어카운트, 뭐가 다른가〓랩어카운트의 가장 큰 특징은 투자자문에서 자산관리까지 원스톱 재정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종합자산 관리 서비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5천만원 이상을 최저 가입한도로 내세우고 있다.

증권사들은 프라이버시 침해를 꺼리는 고객을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서울 여의도 63빌딩과 강남의 코엑스 빌딩에 랩어카운트 상품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영업점을 별도로 개설했다.

특히 일반 영업점과는 달리 대형빌딩의 고층에 자리잡은 이들 지점은 대리석 바닥에 양탄자가 깔린 최고급 인테리어와 고객의 프라이버시 보장을 위해 상담을 위한 별도의 방까지 갖춰놓고 있다.

또 객장까지 나오기 어려운 투자자들을 위해 자산관리사가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찾아가 가입을 받기도 한다.

현대증권 63오피스지점 나선훈 지점장은 "투자자들이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도록 자산관리사가 고객과 일대일 상담을 통해 고객의 투자성향과 목적및 위험 수용 정도를 면밀히 분석한 뒤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며 "월.분기.연 단위로 투자성과를 보고해 고객의 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고 말했다.

◇ 돈은 어떻게 굴리나〓랩어카운트를 도입한 증권사들은 주식형.채권형.뮤추얼 펀드와 초단기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등을 통해 고객의 돈을 굴리고 있다.

주식형 가운데에서도 중소형 주식과 대형주식에 자산을 배분하고 장.단기 채권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증시가 불안하자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주식 편입비율을 낮추고 예탁금액의 3분의 1 가까운 규모를 MMF에 투입하기도 했다.

또 안정성이 높은 국.공채에 투자해 석달만에 연환산 기준 3~4%대의 수익률을 올린 곳도 적지 않다. 최근 들어 증시 분위기가 좋아질 조짐을 보이자 각 증권사들은 주식형 편입비율을 서서히 늘릴 채비를 갖추고 있다.

◇ 어떻게 가입하나〓랩어카운트는 현재 삼성.현대.LG투자.대우.대신.교보.동원.한빛.한화.미래에셋 증권 등 10개사가 판매하고 있다.

<경제부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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