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주의 반격 … 올해 코스피 하락에도 3.0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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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소형주들이 한국과 미국 주식 시장에서 동반 강세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의 소형주 지수는 올 들어 23일까지 3.0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0.85%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유가증권 시장의 소형주 지수는 시가총액 301위 이하 종목으로 산출한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소형주가 선전하고 있다.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 지수는 올 들어 6.95% 올랐다. 대형주로 구성된 다우존스 산업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폭(1.9%)보다 5.05%포인트 높은 것이다.

국내에서 소형주가 오르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난해 회복장에서 대형주가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대형주 가격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올 들어 소형주를 찾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게걸음을 치는 최근의 시장 흐름도 소형주의 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이런 장세에선 주가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대형주에 투자해선 짭짤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 그래서 고수익 투자처로 소형주들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 원자력·스마트폰·3D(입체) 등 이른바 테마형 소형주 가격이 뛰는 현상이 올해 유난히 두드러졌던 것도 ‘고수익을 노리고 소형주를 좇는 투자 행태’ 때문이라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미국에서도 한국과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해석했다.

IBK투자증권 김현준 연구원은 “많이 풀린 돈이 고위험 채권에까지 몰리는 상황”이라며 “대형주보다 위험이 큰 소형주에도 돈이 흘러 들어 당분간은 소형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소형주는 재무상황을 꼼꼼히 살피고,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저평가주를 골라 투자해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거래량이 많은지도 살펴야 한다. 거래량이 적으면 주가가 떨어질 때 처분하기 어려워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게 이유다. IBK투자증권은 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저평가돼 있고, 거래량은 많은 중소형주로 인터파크·이건창호 등을 꼽았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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