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는 우선주를 좋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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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현대증권이 국내 100여 개 주요 주식형 펀드의 자산 편입 내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우선주의 편입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주를 1% 이상 편입한 편드는 지난해 1월 32개에서 올 1월 40개로 늘어났다. 펀드 내에서 우선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16.7%)보다 올해(22.4%)가 높았다. 펀드매니저의 우선주 편애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우선주는 거래량이 적고 주가가 급변동하는 등 시장과 따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그동안 액티브 펀드는 우선주를 많이 사지 않았다”며 “우선주 가격이 떨어지는 등 투자 매력이 커지면서 펀드매니저들이 편입 비중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주는 일반적으로 보통주에 비해 20~30% 싼 가격에 거래된다.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 우량 종목의 우선주는 외국인 투자자가 선호한다. 실제로 삼성전자 우선주(53만원, 24일 종가)의 외국인 보유율은 81.71%나 된다.

펀드매니저가 우선주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2006년 이후 매도세를 이어간 외국인이 우선주 비중을 줄이면서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보통주와 우선주 사이의 가격 차이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우선주가 저평가된 것이다. 게다가 주가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인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것도 이유다.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의 절반 수준이면 실제 배당수익률은 두 배 높아지는 셈이다.

오온수 연구원은 “지난해 배당주나 가치주 펀드에서 우선주를 많이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 들어 외국인이 매수에 나선 것도 우선주에 대한 매력을 높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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