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료들 서울행 잦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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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최근 일본 관료들의 한국 방문도 잦아지고 있다. 예전과 달리 뭔가 묻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이들을 맞는 한국 관료들의 귀띔이다.

22일엔 아카마쓰 히로타카(赤松廣隆) 농림수산상이 한국 농림수산식품부를 찾아 장태평 장관을 면담했다. 한·일 농수산 분야 수장이 단독으로 만난 것은 7년 만이다. 30분 정도 진행된 면담에서 아카마쓰 농림수산상은 경제동반자협정(EPA) 재추진을 위한 한국의 협조를 부탁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EPA 협상은 일본이 농수산물 시장 개방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2006년 중단됐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이 들어선 이후 EP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일본으로선 농업 문제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하나는 참치 조업 문제였다. 13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유엔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회의에선 대서양 참다랑어가 안건으로 올랐다. 일본의 강력한 로비로 18일 표결에서 무역 규제안은 부결됐지만 세계 참다랑어의 70~80%를 소비하는 일본으로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농수상이 공동 대응하자고 간곡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한국실’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과장급 실무자도 지식경제부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개도국 시장 공략 방안 및 원전과 플랜트 수출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이런 움직임에 너무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일본이 엄살을 떨고 있는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단단히 준비하고 긴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지경부 관계자가 전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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