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노래한 대중가요 1141곡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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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중가요, 서울을 노래한다’ 특별전이 청계천문화관에서 열린다. 22일 열린 개막식에 가수 강원래씨 등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용철 기자]

‘서울의 거리는 태양의 거리 태양의 거리에는 희망이 솟네….’ 1947년 가수 현인이 해방된 서울의 활기찬 모습을 노래한 ‘럭키 서울’의 첫 소절이다. 대중가요의 가사와 곡조에는 이렇듯 시대별 상황과 분위기가 담겨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지난 100년간 서울의 변천 과정과 서울 사람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는 대중가요 1141곡을 한자리에 모았다. 마장동 청계천문화관에서 23일부터 5월 23일까지 여는 ‘서울 대중가요 -서울을 노래하다’ 특별전이 그것이다. 1141곡은 문화평론가 최규성씨와 단국대 교양학부 장유정 교수가 1908년부터 올해 초까지 발표된 대중가요 중 제목이나 가사에 서울이 포함된 노래를 뽑은 것이다.

전시회에서는 서울과 관련된 첫 대중가요로 꼽히는 ‘경부철도가’(1908년·가수 미상)를 비롯해 ‘서울의 찬가’(1963년·패티김), ‘제3 한강교’(1979년·혜은이), ‘서울 서울 서울’(1988년·조용필), ‘서울의 달’(1994년·장철웅) 등 음원이 남아 있는 500여 곡을 MP3플레이어로 직접 들을 수 있다.

노래 가운데는 제목에 서울을 넣은 것이 544곡으로 가장 많다. 가사에 들어간 서울의 지명은 명동(85곡), 한강(70곡), 서울역(55곡) 등의 순으로 많다. 최씨는 “일제강점기의 노래에는 주로 종로나 한강이, 1950~60년대는 명동과 소공동, 70년대에는 영등포와 청량리, 80년대 이후에는 강남이 자주 등장해 서울의 발전과 팽창 과정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을 노래한 가수는 710명이었다. 나훈아와 이미자가 14곡을 불러 가장 많았고 오기택(13곡)·설운도(12곡)가 그 뒤를 이었다.

글=장정훈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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