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안에 심는 인공심장 국내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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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에 넣어 혈액을 순환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인공심장(사진)이 개발됐다.

서울대 의대 의공학교실 민병구(閔丙九)교수팀은 지난해 8월 복부이식형 인공심장을 개발한 뒤 그동안 동물실험을 통해 성능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閔교수는 "50여 마리의 송아지 등 동물에 대한 실험에서 90%의 성공률을 보였다" 며 "1개월 내 사망할 말기 심장병 환자들이 자원하면 고려대 안암병원 등 국내 6개 의료기관에서 시술할 수 있도록 준비가 끝난 상태" 라고 말했다.

직경 10㎝, 무게 6백g의 이 복부이식형 인공심장은 심장으로 연결된 4개의 도관을 통해 혈액을 펌프질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복부이식형 인공심장 수술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된다면 이는 체내 이식형 인공심장으론 세계 최초가 된다. 그동안 일반인들이 알고 있던 인공심장은 펌프가 몸 밖에 있어 환자의 활동이 제한되는 불완전한 형태였다.

현재 체내 이식형 인공심장 개발은 한국과 미국이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인공심장은 심장을 직접 대체하는 방식으로, 사람에게 이식할 경우 성공률이 떨어지고 기계의 오.작동이 바로 사망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복부이식형 인공심장은 시술 후 기계가 망가져도 다시 떼어내 새 기계로 교체하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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