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망가진 부위만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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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다리 관절수술에도 '최소화'바람이 불고 있다.

고령화와 비만.스포츠 인구의 증가로 크게 늘고 있는 것이 관절 질환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만 해도 1년에 2만3000여건이 시행되고 있고, 이 수치는 매년 10%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관절 수술은 다리를 쓸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된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는 마지막 수단. 망가진 무릎과 고관절(엉덩관절)을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이 수술이 매우 간편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수술이 무릎에 시행하는 반치환술이다. 종래 통째로 인공관절을 바꿔 끼웠지만 이제는 망가진 부위만 부분 교체하는 것. 최근 연세사랑병원은 2003년 초부터 최근까지 시술한 50례의 반치환술 성적을 발표했다. 아직 추적기간은 짧지만 여러 항목에서 기존 방법보다 환자 만족도가 높았다.

<표 참조>

수술부위가 작다 보니 수술 시간.절개 부위.출혈량.수술 후 보행까지의 시간 등에서 월등히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이 병원 고용곤 원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쪼그려 앉는 습관과 안짱다리가 많아 내측만 갈아끼우는 경우가 많다"며 "수술 받은 사람 중 25명이 무릎을 접고 앉을 정도로 무릎 활동범위가 넓었다"고 말했다. 전체 환자 중 부분적으로 손상된 20% 정도가 수술 대상이다. 반치환술은 2년 전 도입돼 관절 전문병원과 일부 대학병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관절의 경우에도 인공관절을 통째로 바꿔주는 대신 망가진 골두(骨頭)위를 금속재로 씌우는 관절표면 재건술이 대중화되고 있다. 이 수술은 다른 뼈는 정상인데 마찰이 잦은 부위인 골두표면 손상이 심한 경우에 시행돼 왔다. 따라서 뼈의 상태가 양호한 젊고 활동성이 많은 환자에게 적용한다.

그러나 최근 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박상은 교수는 67세 남성에게 관절표면 재건술을 시행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노인이라도 뼈의 강도와 골두만 잘 보존돼 있으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

가장 큰 장점은 자기 뼈를 가능한 한 많이 보존하기 때문에 관절 활동과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박교수는 "특히 관절표면 재건술은 기능 회복이 빨라 수술 직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며 "노인의 경우에도 골밀도만 충분하다면 시술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시술비는 무릎.고관절 모두 기존 수술 가격의 3분의1 정도 싸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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