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 e토마토투자자문 황언구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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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CM송 제작→ 학습용 비디오 판매→ 증권시세 ARS 서비스→ 인터넷 라디오 방송….

증권정보 서비스 업체인 이토마토투자자문(http://www.etomato.co.kr)의 황언구(41)대표가 지난 10여년간 벌여온 사업들이다. 출발은 전형적인 오프라인 사업이었지만, 최근 불어닥친 IT붐을 타고 사업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거의 돌아섰다.

황대표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한 까닭에 대해 "주어진 자원과 환경을 최대한 활용한 결과" 라고 말한다. CM송 제작에 필요한 녹음.녹화 시설로 학습용 비디오 시장에 뛰어들었고, ARS와 인터넷방송에 나선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한다.

황대표는 사업을 하기 전에 노동운동을 했다. 3년반에 걸쳐 공장 근무를 하면서 나눔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이윤추구가 중요시되는 기업을 경영하면서도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 한다.

그가 이끄는 이토마토는 지난해초 시작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올초 유료화했고, 이달 초에는 월회비 30만원짜리 증권차트 서비스에도 나서는 등 콘텐츠 유료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 등록이 이뤄지면 자신이 갖고 있는 회사 주식의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 경력이 다채로운데.

"노동운동 할 때는 철탑 도금 공장에서도 근무했고, 형광등 회사에서도 일했다. 그러다 결혼 후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형과 함께 1987년에 '사운드랩' 이라는 CM송 회사를 만들었는데, 형이 방송국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혼자 경영했다. 이후 여러 가지 사업을 하다 IT쪽 일을 하는 대학 후배들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 사업을 시작했다. "

- 비슷한 증권정보 서비스가 많은데.

"우리의 강점은 방송과 분석차트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은 우리가 유일하다. 5개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과 연계돼 있다. 1분마다 새로 그리는 차트 서비스와 검색기능도 뛰어나다. 앞으로는 프로그램으로 자동매매하는 기능까지 갖출 계획이다. "

- 콘텐츠를 유료화했는데 성과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은 월회비가 2만원인데 한달 매출이 3천6백만원 정도 된다. 이달 초 시작한 증권차트 서비스 회원도 70명이 넘는다. 지난해 60억원의 매출과 14억8천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 투자한 인터넷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이다. 목표는 매출 90억원.순이익 45억원이다. "

- ARS나 라디오방송 등은 기술적으로는 한물 간 게 아닌가.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고객과 상관없이 기술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콘텐츠가 중요하다. 고객에게 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게 포인트다. 무선.위성을 이용한 첨단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화면으로 보고 들으면서 거래하되 비용이 많이 들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ARS는 매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좀더 고급정보를 넣으면 매출을 늘릴 수 있다. "

- 기업을 하면서도 나눔의 문화를 강조하는데.

"노동운동을 한 것은 사회주의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대중의 권익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을 하면서 이윤을 추구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데서 심리적 부담이 컸다. 안정적인 매출이 있어야 하고, 비용도 줄여야 하는 것이다. 직원들은 월급을 많이 달라고 하지만, 해줄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성과가 있는 직원에게는 더 많이 줘야 하지 않나. 3개월마다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고루 나눠주는 게 사회정의라고 생각했는데 기업을 해보니까 다르더라. "

- 펀딩도 안받고 차입금도 없이 보수적 경영을 하는데, 그러다 성장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지 않나.

"회사 경영에 한치 허점도 있으면 안된다. 펀딩을 받으면 윈윈게임이 될 수도 있지만, 결국은 갚아야 할 부채라고 생각한다. 펀딩문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익이 나면 종잣돈 삼아 새로운 사업 벌이는게 마땅하고, 그렇게 해 왔다. 함부로 남의 돈 쓰는 것은 안정적이지 못하고, 그러다 눈물 흘리는 경우도 많이 봤다. "

-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키울 계획인가.

"비록 고객은 적더라도 블룸버그처럼 정말 영향력있는 고급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로 만들고 싶다. 이와함께 일반 다중을 상대로 싼 값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도 함께 끌고갈 생각이다. "

유규하 기자

사진=김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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