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 서울 강남 아셈타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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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강남의 명소로 떠오른 아셈단지는 지난해 아셈정상회담을 앞두고 전시장을 개축하고 컨벤션센터와 오피스 건물 등을 신축하면서 생긴 복합 단지다.

이 단지의 동북쪽 코너에 위치한 아셈타워는 금속.유리.석재 등을 사용해 하이테크 이미지를 주게 만들었다. 이 곳 사무실의 임대료는 강남에서도 가장 비싸다.

설계는 미국 SOM과 국내 범건축이 공동으로 맡았다.

범건축 윤현철 소장은 "아셈단지의 주제인 파트너십을 구현하고, 도로에서 곧바로 보이지 않도록 건물을 두개의 교차한 직사각형으로 나눈 뒤 양쪽 끝부분을 곡선으로 처리했다" 고 말했다.

또 건물 출입구 부분의 캐노피와 4개층 높이의 외부 공간은 뒤쪽에 있는 컨벤션센터를 드러내고 전망을 열어주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이 건물에서 특징적인 공간은 1층 로비. 부분마다 천장 높이가 다르다. 또 건물의 주 출입구와 안내 데스크에 접해 있는 부분은 3개층 높이로 트여 있어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고급 사무실이란 느낌을 준다.

아셈타워에 근무하는 박미현(26)씨는 "건물이 코엑스몰 등과 연결돼 있어 쇼핑이나 영화감상 등 퇴근 후 여가 활용에 편리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건물에 드나들 때마다 출입구로 센 바람이 들어오고 엘리베이터에서도 엄청난 바람소리가 들려 다소 불안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국예술종합대학 김봉렬(건축과)교수는 "아셈정상회담용으로 지어진 건물로서는 뚜렷한 특징이 없는 고급 오피스빌딩" 이라며 "이왕이면 국제적 행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건축에 새 바람을 몰고올 디자인을 창출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고 아쉬워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단지 내부가 다양한 기능을 갖춰 자족적인 것은 좋지만 아셈단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섬처럼 고립돼 길 건너 다른 지역과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혜경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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