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이천시 이색 '빅딜' 로 고민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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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 강남구와 경기도 이천시가 고민을 나눠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음식물 쓰레기와 지역특산물 판매 문제를 처리해 주고 있는 것.

이들 자치단체는 지난해 맺은 행정협정에 따라 강남구는 지역내 음식점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일부를 이천시에 맡기고 있다. 대신 강남구는 이천시에 특산물 판매 장소를 제공하고 홍보까지 해준다. 이천시 입장으로서는 특산물의 서울 유통망을 확보한 셈이 됐다.

강남구가 이천시에 넘기는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 43t 정도. 강남구의 하루 평균 배출량 2백50t의 17%를 차지한다. 이 쓰레기는 이천시의 돼지사육 농장 두곳에서 사료로 재활용되고 있다.

강남구는 이 농장 두곳에 재활용 시설 설치비로 4억원씩, 모두 8억원을 지원했다. 또 t당 5만2천원의 음식물 쓰레기 반입 비용도 별도로 지불하고 있다.

반면 이천시는 강남구청 안에 농.축산물 직거래 장소를 열어 이천쌀.인삼쌀.복숭아.전통장류 등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열달동안 이천시가 판 특산물은 모두 4천7백만원어치다.

이천시는 25일에도 강남구청에 직거래 장터를 개설한데 이어 올해안에 추가로 직판장을 물색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오는 8월 열리는 세계도자기 엑스포의 홍보 전광판 설치 장소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이와 함께 강남구가 관리하는 대형 전광판을 통해 이천시의 농.축산물을 홍보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강남구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오는 2004년부터 김포 매립지에 음식물쓰레기 반입이 금지되는 데다 소각할 경우 다이옥신 배출 등으로 주민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같은 고민을 쉽게 해결했다" 고 말했다.

이천시 관계자는 "강남구의 음식물 쓰레기를 가축 사료로 재활용하고 지역 특산물의 안정적인 서울 판매망을 갖게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고 말했다. 두 자치단체는 이같은 '쓰레기와 농산물 교류' 를 계기로 지난 6일 자매 결연을 맺고 앞으로 교류 분야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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