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이슈] 공공안내 그림표지 새 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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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고장을 여행하다가 인터넷을 쓰고 싶은데, 그런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면'.

'약수터를 찾았는데, 마셔도 되는 물인지 걱정된다면'.

살다 보면 접할 수 있는 어려움들이다. 물론 글로 안내할 순 있다. "이 물은 마실 수 없습니다(또는 있습니다)"식으로. 하지만 문장으로 설명해야 해 복잡해지고, 눈에도 잘 안 뜨인다. 또 글을 모르는 사람과 국제화 시대에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들은 어찌할 것인가. 이를 위해 개발된 것이 픽토그램이다. 우리말로는 '공공안내 그림표지'다.

글로 안내하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고, 문맹자나 외국인도 이해하기 쉬워 미국 등 선진국에선 1920년대부터 써왔다. 우리나라도 드디어 이런 '공공안내 그림표지'300개를 만들었다. 그동안에는 외국에서 쓰던 것을 베껴 쓰거나 각종 기관.기업 등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던 게 일부 있었으나 이를 통일하면서 추가할 것은 추가해 300개를 '국가 표준'으로 제정한 것이다.

산업자원부와 기술표준원은 2001년 시작한 '공공안내 그림표지 표준화 3개년 사업'을 매듭짓고, 29일 서울 과천 기술표준원에서 이에 관한 공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에 따르면 절 안내 표지(卍)는 앞으로 '탑 모양의 그림'으로 바뀌게 된다. 절 표지는 그간 외국인들이 나치 문양으로 잘못 이해한 적이 많았다. 육근성 기술표준원 연구관은 "국가.언어.민족.문화.습관 등의 차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공공안내 그림표지'의 정신"이라며 "이를 국민이 잘 알 수 있도록 지역별 설명회 등을 여는 한편 앞으로도 국민 생활에 필요한 각종 안내 표지들을 계속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픽토그램(그림표지)='그림(picto)'과 메시지라는 의미를 갖는 '전보(telegram)'의 합성어. 공공시설을 알리거나 주의를 환기하는 데 쓰인다.

김시래.허귀식.심재우 기자

<정답>

① 관광 안내소 ② 성당 ③ 인터넷 사용 가능 ④ 정숙 ⑤ 의사 ⑥ 비상시 깨고 여시오 ⑦ 대피소

⑧ 위험 / 경고 ⑨ 인라인 스케이트 금지 ⑩ 마실 수 없음 ⑪ 술 반입 금지 ⑫ 불 끄는 데 물 쓰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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