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도올의 논어이야기'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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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김수환 추기경이 철학자 김용옥씨가 진행하는 KBS '도올의 논어 이야기' 에 출연, '공자의 인간관과 그리스도의 인간관' 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24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T-3 스튜디오에서 열린 이날 녹화에는 4백여명의 관객이 경청했다.

金추기경은 "노자.공자로 날리고 있는 도올 선생이 옆에 있으니 얘기하기가 조금 부담스럽다" 는 가벼운 농담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또 "여기 나온다고 하자 도올은 공자님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니 혼 좀 내주라는 사람에서부터 도올을 어떻게 당하려고 나가느냐며 만류하는 사람까지 반응이 다양합디다" 라고 말해 좌중에선 또 한번 웃음이 터져나왔다.

예정시간 1시간을 훨씬 넘겨 1시간40분 가량 강의하는 동안 추기경은 "공자가 강조한 게 인간의 존엄성이듯 하느님도 우리를 존엄한 존재로 만들어주셨다" 며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과 공자의 인(仁)을 실천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다르지 않다" 고 강조했다.

추기경의 강의를 듣던 도올은 자신에 대한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듯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왜곡과 박해가 계속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고 추기경에게 물었다.

그러자 추기경은 "도올은 나이가 아직 이순(耳順.60세)은 안된 것 같다" 며 " '논어' 에 나와 있듯 이순이 되면 질시나 맘에 안 드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를 것" 이라고 대답했다.

추기경의 특강은 27일 오후 10시 KBS1-TV를 통해 방영된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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