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난방비 인상 반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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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난방비가 3개월 사이에 38%나 올라 주민 반발을 사고 있는 중동.평촌.산본 신도시 17만가구에 난방을 공급하는 지역난방공급시설의 건설 비용 일부를 주민들이 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관계기사 2001년 4월 7일자 31면).

이에 따라 주민들은 아파트 분양가격에 지역난방공급시설 건설비가 포함됐기 때문에 한전 출자회사인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주민 동의없이 민간업체인 LG파워 ㈜에 지역난방공급시설을 매각한 것은 무효라며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또 경실련 등 지역 시민단체와 주택관리사협회, 일부 지방의원 등도 난방비 인하를 요구하는 등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 지역난방공급시설 건립비 부담=중동신도시 입주자연합회(회장 田炳夏.48)에 따르면 1994년 2월 지역난방공사는 부천 지역난방공급시설 건립 당시 공사비 9백32억원(부채 3백60억원 제외)가운데 7백13억원을 입주민 등에게 부담시켰다.

또 평촌.산본신도시와 과천 일부지역 주민들도 평촌 지역난방공급시설 건립비로 8백59억원을 냈다는 것.

실제로 지역난방공사는 95년 중동신도시에 입주한 포도마을 삼보아파트(24~32평형) 주민들에게 8억7백만원을 내도록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 주민들은 가구당 73만2천(24평형)~97만원(32평형)을 납부했다.

◇ 주민.사회단체.의회=군포경실련은 한국지역난방공사측의 일방적인 매각은 시민들의 권리를 빼앗은 행위라며 매각 철회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앞서 중동 신도시와 인천 부평.계산 지역 아파트 주민 1천6백여명은 지난 21일 부천 열병합발전소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또 다음달 1일에는 1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난방비 사용료 납부거부 운동을 전개하기로 하는 한편 평촌.군포.산본 등 나머지 지역 주민들과 연대해 투쟁하기로 했다.

◇ 운영업체 반박=전 운영업체인 지역난방공사와 LG파워 ㈜ 측은 '사업자는 공급시설 건설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다' 는 집단에너지사업법(제18조 규정)에 따라 아파트 분양 면적을 기준으로 공사비를 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전과 지역난방공사측은 지난해 9월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중동 등 4개 신도시에 있는 지역난방공급시설 운영 등 사업권을 LG파워에 넘겼다.

그러나 LG파워는 한전의 불공평한 수열가격 적용을 이유로 지난 1월과 지난달 29일 두차례에 걸쳐 난방비를 38.4% 인상했다.

안양.부천=정찬민.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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