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더블딥(이중침체) 빠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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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생산 증가 폭은 눈에 띄게 줄었고 내수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건설 경기는 크게 위축됐다.

29일 통계청의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각종 지표를 종합해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째 하락하며 96.9를 기록했다.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이 지표가 6개월 이상 하락하면 경기 하강이 본격화됐다고 판단한다.

미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6개월째 하락하며 8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경기가 계속 좋지 않다가 잠깐 좋아지는 듯하다 다시 나빠지는 '더블딥(이중 침체)' 현상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0.7%가 줄면서 5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관련 기계만 잘 팔리고 있을 뿐 일반 산업용 기기를 사가는 곳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전력 관련 기계 수주가 줄면서 공공 부문의 기계 수주가 1년 전보다 52%나 줄었다.

이런 사정은 쉽게 좋아질 것 같지 않다. 건설 경기를 미리 보여주는 건설 수주는 1년 전보다 29% 줄었고 수주액은 3조9900억원으로 26개월 만에 수주액이 3조원대로 떨어졌다. 아파트 등 건설 부문의 수주는 42%나 줄었다.

수출에 힘입어 7개월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던 생산은 9.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도.소매 판매는 석달째 감소하며 1년 전보다 0.7% 줄어들었다. 신차가 나왔지만 자동차 판매는 2.7% 줄었고 내구 소비재 출하는 12% 감소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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