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상 수상한 샤프, 투자도 노벨상감 … 회사 세워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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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경제학자에겐 투자 상담을 하지 말라.’ 학자는 실전에 약하다는 속설에서 나온 얘기다. 하지만 예외는 있게 마련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샤프(76) 전 스탠퍼드대 교수가 이런 속설을 뒤집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샤프 전 교수가 설립한 파이낸셜 엔진의 상장 첫날 주가가 44%나 뛰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은퇴 설계 컨설팅을 해주는 곳이다.

애초 이 회사의 공모가는 주당 12달러(1260만 주)였다. 공모가가 시장 예상(9~11 달러)보다 높았기 때문에 상장 후 약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거래 첫날이었던 16일 나스닥에서 파이낸셜 엔진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44% 높은 17.25달러에 마감했다. WSJ는 최근 미국 증시의 신규 상장사들이 별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파이낸셜 엔진을 계기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샤프 전 교수는 1996년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로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그는 90년 기업 재무관리 방법론에 기여한 공로로 마코위츠 밀러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강단에서 물러난 뒤에는 투자자문사를 차리기도 했다. 위험 대비 수익성을 측정하는 ‘샤프 계수’는 지금도 금융시장의 주요 투자 판단 지표로 쓰이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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