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 교과서 통과 위해 일본문부성 개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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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 문부과학성이 우익단체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의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검정에서 합격시키기 위해 교묘하게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 시민단체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 의 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사무국장은 17일 " '새역모'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것은 문부과학성이 법과 관례를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고 주장했다.

그는 " '새역모' 의 이사이자 핵심집필자인 이토 다카시(伊藤隆)의 제자인 무라세 신이치(村瀨信一)가 지난해 4월 조사관이 돼 '새역모' 교과서 검정을 담당했다" 고 밝혔다.

다와라는 또 "문부과학성은 당초 2월 28일 교과서심의회 회의에서 검정합격을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한국.중국의 반발이 확산되자 지난달 초 언론에 양국이 만족할 수 있는 수정분만 골라 흘리는 언론플레이를 통해 반발을 잠재우는 전략을 폈다" 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검정사례를 보면 최종 수정분(2차 수정분)에 문제가 있으면 불합격됐으나 '새역모' 교과서의 경우 최종 수정분에 검정의견 7개가 있었음에도 문부과학성이 재재수정 절차를 거쳐 합격시켜 줬다" 고 말했다.

또 "문부과학성이 '새역모' 교과서를 1986년 문제가 됐던 '신편일본사' 에 맞춰 검정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며 " '새역모' 역사교과서는 '신편일본사' 에 비해 형편없음에도 수정된 부분은 '신편일본사' 의 10분의1에도 못미치는 1백37곳에 불과했다" 고 강조했다.

한편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일본 중의원은 지난 14일 '새역모' 교과서의 검정 통과를 비판한 언론을 광우병인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 에 걸린 것으로 비유해 물의를 빚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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