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포크송 싱어송라이터 '오소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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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오랜만에 정통 포크송을 구사하는 실력파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등장했다. 오소영(사진). 27세. 부산 출신. 대학에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1994년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에서 자작곡 '가을에는' 으로 동상을 받으며 가요계에 발을 디뎠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님이 기타를 선물로 주셨어요. 친구도 별로 없고 밖에 잘 나가지도 않는 딸이 안쓰러워 어머니가 주신 선물이 저를 음악 세상으로 이끈 셈이지요. 혼자 책을 보며 기타를 배우고 작곡 공부를 했어요. "

데뷔 앨범 '기억상실' 엔 그녀가 작사.작곡한 노래 열네곡이 담겼다. 기본적으로 조용하고 깔끔한 정통 포크송들이다. 조동진이 앨범 제작을 총괄했고 그녀 자신이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맡았다.

타이틀곡 '기억상실' 은 그녀의 꾸밈없는 맑은 목소리가 듣는 이들에게 어떤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감성적인 곡이다. 지난 2월 KBS2 TV를 통해 방송된 노숙자들의 삶을 담은 3부작 다큐멘터리 인간극장 '친구와 하모니카' 편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내가 누구냐고, 나도 몰라(…)어딘거야 어딘거야' 등 사색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노숙자들의 처연한 삶과 어우러지면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기억상실' 외에 그녀가 가장 먼저 추천하는 곡은 어쿠스틱 기타와 오보에만의 간결한 연주가 차분한 '바람' . 아련한 슬픔과 공허감을 불러일으키는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노래다.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차분하게 진행되는 마지막 곡 '눈을 감았지' 등 다른 노래들도 젊은 감각의 정통 포크송의 참맛을 느끼게 하는 곡들로 한영애.장필순의 맥을 잇는 대형 여가수의 자질을 느끼게 한다. 오는 6월 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첫 단독 공연을 연다. 02-525-6929.

글=최재희.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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