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지주, 한투 인수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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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동원금융지주회사 간의 한투증권 매각협상이 타결됐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8일 매각 소위원회를 열고 예금보험공사와 동원금융지주 간의 협상 결과를 승인했다. 공자위는 29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한투증권 매각 협상안을 최종 승인한 뒤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매각가격은 55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협상안에는 고용승계 여부는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금융지주 관계자는 "당초 인수의향서에 인위적인 인력 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고용승계 여부를 최종 협상안에 명시할 필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증권업계는 자산운용과 투자은행 업무가 큰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자산관리업계의 강자인 한투증권을 인수했다"며 "다양한 간접투자상품을 내놓는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투증권 매각이 마무리됨에 따라 증권업계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우선 한투와 함께 투신업계의 불안 요인으로 지목돼 온 대투증권의 매각작업 역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투증권은 지난 8월 PCA컨소시엄이 인수를 포기한 이후 하나은행이 예보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

동원의 한투증권 인수는 수탁고 1위의 새로운 강자 출현이라는 의미도 있다. 두 회사의 자회사인 투신운용사 수탁고는 지난달 말 현재 각각 17조9205억원(한국투신)과 3조9009억원(동원투신)으로, 이를 합치면 대한투신(19조4874억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다. 점포 수도 동원증권 55개와 한투증권 72개를 합쳐 127개에 달해 최다 점포망을 가진 현대증권(130개)과 별 차이가 없어진다. 이는 갈수록 영업기반이 약화하고 있는 증권업계에 대형화와 전문화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부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LG투자증권 인수와 동원의 한투 인수로 초대형 증권사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는 만큼 독자적인 영업모델을 찾지 못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활로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며 "대형 증권사들과 외국계 운용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자산운용 시장의 경쟁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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