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군용기 충돌'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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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과 중국이 정찰기 승무원 석방 협상을 타결하기까지 양국 대표들은 '사과성 발언' 내용을 자국에 유리하게 해석, 타협의 실마리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석상 차이를 보인 발언은 ▶진지한 유감(sincere regret)▶(조종사 실종에)정말 가슴 아프다(very sorry)▶정찰기가(허락없이 착륙해) 매우 미안하다(very sorry) 등 세부분.

'sincere regret' 의 경우 중국은 '진정한 유감(眞誠的遺憾)' 으로 해석한 반면 미국은 '정성어린 유감(誠摯)' 으로 풀이했다.

'정말 가슴 아프다' 는 내용의 첫번째 'very sorry' 를 중국측은 '아주 미안한 마음을 표한다' 로 미국은 '상당히 애석하다' 로 번역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다오첸(사과)'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을 시사한 것이다.

○…홍콩 관측통들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파월 장관의 'sorry' 발언 이틀 후에야 "이는 미안하다는 의미" 라고 유권 해석을 내린 배경을 소개했다.

신문은 "내부에서 심각한 논란 끝에 타협의 명분을 얻기 위해 조종사가 실종된 것에 대해 파월이 'sorry' 라고 표현한 당시 발언의 문맥을 살리지 않고 단어의 뜻만 소극적으로 해석한 것" 이라고 풀이했다.

○…미 정찰기 승무원 24명이 억류돼 있던 인민해방군 해군남부지역사령부 초대소는 12일 아침 한층 경계가 느슨해진 상태.

승무원들이 떠난 뒤 초대소 담장 주변에 배치됐던 경비병들은 일시에 자취를 감췄고, 정문에 배치됐던 사복 요원들도 보이지 않았다. 위병 두명만이 일상적인 경계근무를 서고 있을 뿐이다.

하이커우(하이난)=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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