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조우샤오양 삼성전자 중국 법인 상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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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낮은 인건비로 싸게 물건을 만들어 팔겠다는 전략만으론 중국에서 낭패 보기 십상이다. 싸게 생산하는 능력은 중국 업체가 훨씬 낫다."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의 저우샤오양(周曉陽.43.사진) 상무는 브랜드 이미지가 없는 기업은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베이징대 출신인 저우 상무는 2002년 4월 삼성전자 중국 법인에 입사해 애니콜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를 뺀 대부분의 한국 업체 브랜드 이미지는 대만 기업 수준에 불과하다. 이름없는 제품은 비싸게 팔 수 없다.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더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의 중소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쓰러진 것도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이 저우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 중소업체들은 싸게 제품을 생산하는 데 주력했으나 중국의 휴대전화 업체가 한국 기업보다 훨씬 싼 제품을 생산했고, 최근 이들의 기술력이 나아져 한국 중소업체들이 중국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삼성전자 애니콜 브랜드는 중국시장에서 최고급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삼성은 베이징 오케스트라에 협찬하는 등 고급 문화 마케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 덕분에 중국에서 애니콜의 평균 판매 가격은 시장 평균 가격보다 48%나 높다는 것이다.

저우 상무는 한국 기업의 강점으로 '조직력'을 꼽았다. 그는 "인재를 공개 채용하고 대부분의 조직원이 군복무 경험이 있어 응집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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