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조한승, 또 이창호 벽에 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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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조한승7단의 앞엔 '멋진 청년'이란 수식어가 꼭 붙어다닌다. 1m80㎝가 넘는 키에 수려한 외모, 친철한 매너와 다양한 취미. 바둑도 강해 넘실거리는 파도처럼 최정상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조한승은 지난해 이창호9단 때문에 좌절을 맛봐야 했고 이번에 다시금 이창호란 철벽에 가로막혀 위기를 맞고 있다. KBS바둑왕전 결승3번기 첫판(22일)에서 이창호에게 또 패한 것이다.

조한승은 타고난 감각의 소유자로 감각에 관한한 조훈현9단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둑이 그만큼 매끄럽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두번의 결승전에서 이창호9단을 만나 모두 패배했다. 번기(番棋)로 치러지는 결승전에서 매번 이창호를 만났다는 것 자체가 불운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이창호를 넘어보지 못하고는 정상에 서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만큼 신예들에겐 이창호라는 존재가 거대한 벽이자 도전의 피를 끓게 하는 최후의 영역이기도 하다.

조한승은 지난해 이창호에게 연패를 당한 뒤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이번엔 과연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1년여 만에 맞이한 또 한번의 결승전에서 먼저 1패를 당한 조한승에게 "2%만 독해져라"는 팬들의 온라인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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