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 승무원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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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베이징.워싱턴=유상철.김진 특파원]중국이 억류 중인 미군 정찰기 승무원 24명을 풀어주기로 11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로 야기된 양국의 외교분쟁은 극적 타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중국 외교부 쑨위시(孫玉璽)대변인은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8시)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조셉 프루어 베이징(北京) 주재 미국 대사가 이날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에게 정찰기 사건과 관련, '대단히 미안하다(very sorry)' 는 사과 서한을 전했다" 면서 "중국 정부는 미 승무원들이 '필요한 절차' 를 거친 뒤 출국할 수 있도록 결정을 내렸다" 고 발표했다.

孫대변인은 석방 시기에 대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출국을 위한)절차들이 이미 시작됐다" 고 밝혔다. CNN방송은 미 승무원들이 24시간 내 풀려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孫대변인은 그러나 정찰기 반환 및 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프루어 대사는 중국에 건넨 서한에서 "미.중 양국은 4월 18일부터 정찰기 반환 등 제반문제들을 안건으로 한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 고 덧붙였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극적으로 타결된 미국 정찰기 승무원 송환 결정과 관련해 담화를 발표하고 "인도주의적인 고려에서 중국 정부가 미 승무원의 출국 허용을 결정했다" 면서 "중.미 관계의 발전은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하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극도로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이번 사태는 미.중 양국에 어려운 상황을 맞게 했다" 며 "현재 승무원들을 인계받아 귀국시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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