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살리기 음악회' 성황리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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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9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에서는 ‘우방살리기 음악회’가 열렸다.

시민회관을 가득 메운 1천6백여 시민들은 음악이 흘러나올 때마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대구경제의 회생을 바라는 음악인들과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이었다.

이날 각본은 지역음악인들이 썼다.이들이 지역기업 우방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회생시키자며 음악회를 준비한 것은 지난달 10일.

김완준(金完俊 ·52)대구시립오페라단장을 비롯해 경북도립교향악단·대구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단 ·대구작곡가협회 등 대구지역 25개 음악단체장들이 지난해 8월 부도가 난 우방을 살리자며 뜻을 모았다.

이 뜻은 곧바로 지역 음악계에 알려졌다.처음엔 작은 규모의 클래식 공연을 생각했으나 동참이 이어지면서 음악회는 결국 큰 무대로 옮겨지게 됐다.

무대도 음악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마련됐다.이날 참가한 음악인은 2백50여명.지역 음악회로는 최대 규모였다.

출연료는 고사하고 밥값마저도 스스로 해결하면서 무대에 오른 음악인들이 쏟아낸 염원은 우렁차기만 했다.

음악회는 우방살리기 음악회추진위원장 김완준씨의 인사말로 개막됐다.

金씨는 “평소 지역 음악인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한 우방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이번 음악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공연은 엘가의 행진곡 ‘위풍당당 서곡’으로 시작됐다.

위엄과 명예,긍지로 가득찬 영국귀족의 행렬을 표현한 ‘위풍당당 서곡’은 지역경제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이어 테너 김희윤의 ‘가고파’와 소프라노 최윤희의 ‘봄사월’,바리톤 문학봉의 ‘신고산 타령’ 등이 장내를 달궜다.노래가 끝날 때마다 앵콜이 쏟아졌다.

가족들과 함께 음악회에 참석한 이강봉(李康鳳 ·44 ·수성구 범어동)씨는 “지역 대표기업이던 우방이 살아나야 지역경제도 회생할 것”이라며 “음악 감상은 물론 좋은 취지에 동참하기 위해 음악회에 왔다”고 말했다.

현재 우방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지역인사들은 지난해 12월 우방살리기 시민운동본부를 출범,그동안 60만명의 시민들로부터 우방살리기 서명을 받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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