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합격점'…운항편 대폭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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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각국에서 요즘 개항.확장한 공항치고 말썽없이 넘어간 공항이 별로 없다. 새로 지은 첵랍콕(홍콩).세팡(말레이시아)공항은 물론이고 시설확장만 했던 시드니(호주).스키폴(네덜란드).샌프란시스코(미국)공항 등도 개항 직후 홍역을 치렀다.

특히 인천국제공항보다 하루 먼저 개항한 아테네(그리스)공항은 지금 정신이 없다. 개항 다음날부터 항공기 출발.도착이 몇시간씩 지연되더니 지난달 30일엔 23편, 1일엔 34편이나 운항이 취소됐다는 외신보도다. "옛 공항으로 돌아가자" 는 주장까지 나오는 모양이다.

◇ '잘 돌아간다' 〓인천공항엔 '이상할 정도로' 문제가 없다. 공항공사는 요즘 하루 5억~6억원씩 벌어들인다. 일본항공(JAL)의 하진호(河進鎬) 지점장은 "수하물 처리시스템을 준(準)자동으로 돌린 게 주효했다" 고 평가한다.

河지점장은 "개항시 말썽에 대비해 직원을 대폭 보충했었다. 그러나 혼란이 전혀 없었다. 개항 이틀 후 기술자들은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젠 체크인 카운터 요원들만 새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된다" 고 말했다. 또 "운항편수를 20% 이상 늘릴 계획" 이라고 만족해 한다.

다른 항공사들도 증편에 나서 운항횟수가 이미 김포공항 때보다 40%나 늘었다. 5월 말까지 9개 외국항공사 신규취항도 예정돼 있다.

공사 강동석(姜東錫)이사장은 "입주 기관끼리 알아서 협조한다" 며 어려울 때 힘을 합치는 민족의 저력을 강조한다. 공항내 식당.상점들도 "매출이 예상의 4~5배" 라며 희색이다.

승객들도 승용차.택시 대신 대중교통수단을 주로 이용한다.

◇ 출국수속 지연〓그래도 여전히 문제점이 있다. 출국심사대에는 20~30명씩 늘어선 모습이 보인다. 출국 심사대는 1백20개나 심사관 수가 50여명 밖에 안돼 개방된 심사대는 40개 정도다.

지난 4일 낮 12시30분쯤 심사대를 통과한 미국인 마이클 오마하(52)는 "1분도 안걸리는 출국심사를 받기 위해 30분 가까이 기다렸다" 고 불만을 나타냈다.

◇ 화물처리 지연〓외항사들의 화물처리가 늦다. 국적사쪽은 큰 문제가 없는 듯하나 외항사 화물의 처리가 김포공항에서보다 1~2일 늦어져 관련업계가 몸살이다.

D관세사 사무소 李모 부장은 "인천공항으로 이전한 지난달 말부터 수입은 평균 하루, 수출은 이틀 정도 늦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이는 항공사들이 새 시스템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여기에 화물청사 주차장까지 만원이라 지체가 가중된다.

◇ 계속 보완해야〓공항이용료를 항공사 카운터에서 같이 처리해주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 이용료 티켓을 사러 승객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은 다른 국제공항에선 보기 어렵다.

주정차 안내의 체계화도 시급하다. 특히 김포공항→인천공항간이 2천2백원인 값싼 시외연계버스는 구석(⑨번 승차대)에 밀쳐 놓고 승객에겐 알려 주지도 않는다.

영종도〓음성직 교통전문위원,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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