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취업 관련 동아리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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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조선대 컴퓨터 동아리 'TTC' 에는 신입생 80명이 가입을 희망했다. 프로그램 개발실 등 시설이 넉넉지 못해 심사를 해 뽑아야 할 정도다.

반면 이 학교 한 문예 동아리에는 신입생이 3명 들어오는데 그쳤다.

대학 동아리 활동이 경제난.취업난에다 신세대들의 개인주의적 경향까지 겹쳐 전반적으로 가라앉는 가운데 동아리 성격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될 만한 동아리에는 신입생들이 북적대지만 학술 등 다른 동아리들은 회원 확보도 어렵다.

90년대 초까지만해도 '1만 동아리 회원' 이라 불렸던 광주대는 올해 등록회원이 절반인 5천여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실제 활동하는 학생은 3천여명에 불과하다. 종교.스포츠 동아리는 겨우 현상 유지를 하는 정도고 철학.역사 등 학술 동아리는 찾아오는 신입생이 드물다.

이런 속에서도 창업.인터넷 관련 동아리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조선대의 경우 1998년 이후 40여개의 창업동아리가 생겼다. 광주대 동아리 인터넷 선교회는 지난달 20명 정도의 신입생을 받아들여 다른 동아리들의 부러움을 샀다. 이때문에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동아리들의 홍보전이 치열하다.

광주대 동아리연합회는 올해 말까지 모든 동아리의 홈페이지를 구축키로 했고, 전남대의 경우 동아리별로 최근 도서관 앞 광장에 대형 천막을 치고 전시회.무료 시음회 등의 행사를 가졌다.

조선대 동아리연합회 박상규(26.기계공4)씨는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을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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