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최고 국회연설] DJ개혁 강력 엄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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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http://www.ijnet.or.kr)의 4일 국회 연설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정구상과 개혁의지를 내세우는 데 충실했다.

李위원은 "경제의 체질이 튼튼해지고 있다" "4대 개혁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교육예산이 35%나 급증한 것은 공교육 정상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는 뜻" 이라며 金대통령의 개혁을 치켜세웠다.

전날 자신의 개인후원회에서 집중 내세웠던 개헌론은 꺼내지 않았다. "차기주자의 이미지보다 집권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열심이었다" 는 평가를 당내에서 받았다. 한나라당측은 '소신이 없는 대독(代讀). 신(新)용비어천가' 라고 혹평했다.

李위원은 '국익이 정치권 전체의 고민이어야' '미래지향 정치' '정쟁(政爭)중단 '이란 용어를 여러 번 썼다. 최근 자신이 방문했던 중국.인도의 발전상을 소개하면서 "미래를 선점(先占)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난 세기의 음습함을 털고 희망찬 미래의 대륙으로 나가자" 고 강조했다.

특히 한나라당측에 '야당은 적이 아니라 책임 있는 국정 파트너" 라는 전제를 한 뒤 "무작정 비난에 앞서 과학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해달라" 고 촉구했다.

"1979년 영국 보수당 마거릿 대처 총리가 집권했을 때 노동당은 영국병을 치유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했다. 독일도 사민당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을 기민당 헬무트 콜 총리가 계승해 통일 위업을 달성했다" 는 얘기도 여야 협조사례로 들었다.

이어 李위원이 "야당도 정권을 흔들어 집권하겠다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 고 주장하자 이 대목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슨 소리냐" 고 소리쳤다.

◇ "혼란 끼쳐 국민에 죄송"=의약분업.건강보험 재정파탄과 관련해 李위원은 "정부가 예상되는 문제와 부작용을 충분히 분석, 충격을 최소화하지 못했다" 며 "혼란을 끼친 점에 진심으로 사과한다" 고 말했다.

하지만 이회창 총재의 '재검토' 주장엔 "헌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는 과정에서 다시 헌 집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무책임한 자세" 라고 맞섰다. 또 "국정조사를 해 또 몇달을 허비해야 하겠느냐" 고 거부했다.

◇ 내각제 가미 정부형태=李위원은 3당(민주당.자민련.민국당)정책연합의 'DJP+α' 논리를 제시했다.

"우리는 대통령제이나 내각제적 요소가 상당히 가미됐다. 내각제 나라의 정당들은 정치안정을 위해 정책연합을 한다. 우리처럼 양당제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이 없다면 국정을 책임지고 주도해 나가기 위해 정책연합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런 일" 이라고 주장했다.

이정민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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