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연구개발 평가, 전문성이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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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평가문제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평가를 잘못해 좋은 과제를 빠뜨리거나 부족한 과제를 선정해 뭉텅이 돈이 지원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연구지원 기관들이 전문성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도록 노력하지만 평가대상자의 80% 이상이 탈락되다 보니 종종 뒷말이 나오는 것 같다.

연구개발사업은 어느 나라나 프로그램 부문과 과제 부문으로 나눠 평가한다. 연구개발은 그 나라의 사회현실과 재정상태, 연구여건과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지원할 프로그램의 성격을 정하고 평가체계를 결정한다. 마치 물고기 종류에 따라 고기잡는 그물의 코가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 예로 과학기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창의적 연구진흥사업' 은 기존의 기술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중시하고 '국가지정 연구실사업' 은 핵심기술을 지닌 우수한 연구실을 육성하는 데 비중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 평가에도 4세대 연구개발 개념이 거론되고 있다. 종전에는 연구자가 하고 싶어하는 연구나 산업수요에 맞는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연구효율을 더 높일 수 있는 기술 포트폴리오 기법과 로드맵(roadmap)을 결합시킨 전략형 연구개발 평가, 기존 개념을 뛰어넘는 가치혁신형 평가가 강조되고 있다.

이제 적당한 기술로는 세계를 이길 수 없다. 새로운 샘물이 계속 솟아날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김영식 <과학기술부 연구개발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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