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태블릿·휴대게임기·PC … 스마트폰만 있으면 인터넷 접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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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노트북·태블릿(e-북)·휴대게임기와 일반PC 등 웬만한 정보기술(IT) 단말기에 무선모뎀 없이 스마트폰만 연결하면 초고속인터넷이 되는 신종 서비스가 나온다. 또 현재 스마트폰·모바일PC·일반PC에서 유·무선 초고속인터넷을 쓰려면 요금을 각각 냈지만 앞으론 하나의 데이터요금제에 가입해 모든 단말기에서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1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2010 미디어 서밋’에서 이석채 KT 회장(가운데)이 더크 마이어 미국 AMD 최고경영자(오른쪽), 존 포트 미포춘지 시니어 라이터와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의 미래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KT는 ‘만능 스마트폰’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했다. [KT 제공]

이석채 KT 회장은 1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10 미디어 서밋’에서 ‘모바일 브로드밴드 전략(MBB)’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기술로 ‘테더링(tethering)’ 서비스를, 새로운 통합상품으로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요금제를 선보였다. 그는 “인터넷 세상이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시대를 맞았다. KT가 테더링과 OPMD를 앞세워 글로벌 모바일인터넷 시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UAE 정부가 아부다비를 글로벌 미디어 허브로 육성하려고 올해 창설한 국제포럼이다.

테더링 서비스란 스마트폰을 음성통화나 무선인터넷의 도구로 쓰는 것은 물론 단말기 자체를 무선 모뎀으로도 활용하는 기술이다. 단말기 ‘설정’ 메뉴에서 ‘블루투스’ 아이콘을 켜거나 휴대저장장치(USB)를 직접 연결해 ‘인터넷 테더링’ 기능을 작동하면 된다.

테더링 서비스를 쓰려면 OPMD 요금제가 필요하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모든 단말기를 넘나들며 무선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KT는 이달 중순 테더링 기능이 담긴 신종 요금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는 월평균 200~300MB 데이터를 쓰는데, 1GB 데이터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요금제(월 6만5000원) 가입자라면 700~800MB가 남아 돈다. OPMD 요금제에서는 이 데이터 사용량을 노트북 등 다른 단말기로 쓸 수 있어 그만큼 요금 절감 효과가 있다. 양현미 KT 전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통신회사들이 무선데이터 수입 감소를 우려해 테더링 서비스와 OPMD 요금제에 소극적”이라며 “이번 일은 세계 모바일인터넷 시장에서 무한경쟁을 감수하겠다는 KT의 과감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쟁사처럼 초당요금제를 실시하기보다 모바일인터넷에서 고객에게 혜택을 더 돌리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KT가 이런 공격적 전략을 펴는 건 무선데이터망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덕분이다. 3세대 이동통신(WCDMA)망은 SK텔레콤 못지않고, 전국 주요 도시에 깔린 와이파이(근거리무선랜)망과 서울·수도권에 구축한 와이브로(휴대인터넷)망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 회사는 와이브로망을 10월까지 부산 등 5대 광역시로, 내년 3월까지 모든 시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KT가 지난해 말 아이폰을 도입해 모바일인터넷 시장에서 기선을 잡은 여세를 몰아가겠다는 의지다.

이원호 기자

◆테더링(tethering)=직역하면 연결밧줄이라는 뜻. 노트북·태블릿·일반PC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때 스마트폰의 USB나 블루투스(근거리 무선연결) 장치를 무선모뎀 대신 연결하면 된다. 애플 아이폰과 삼성 옴니아 2 같은 스마트폰에서 테더링 기능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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