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2000만건 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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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국내 유명 백화점 인터넷 사이트나 포털 등의 회원 정보 2000여만 건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은 11일 중국 해커로부터 사들인 2000여만 건의 개인정보를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 판매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최모(25)씨 등 3명을 붙잡았다. 경찰은 이들이 유출시킨 개인정보 규모가 피해 사이트별로 중복되는 인원을 감안하더라도 15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08년 2월 옥션 회원 정보 해킹 사건 1081만 건, 2008년 9월 유출된 GS칼텍스의 개인정보 1125만 건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해커들은 포털을 비롯해 유명 백화점, 대출업체, 골프 회원권 판매업체, 중고차 판매업체, 리조트 운영업체 등의 인터넷 사이트를 가리지 않고 해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개 사이트당 많게는 1100만 건에서 적게는 1만~2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된 개인정보에는 개인의 금융 및 신상정보는 담겨 있지 않지만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ID, 비밀번호 등의 민감한 정보가 대거 포함돼 있다. 경찰은 개인정보를 이용한 명의도용, 금융사기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범죄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금융거래를 시도하거나 문자메시지, 전화, e-메일 등을 이용한 스팸 확산에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 정보가 중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금융사기조직 등에 흘러 들어갈 경우 보이스피싱 등의 피해가 확산될 수도 있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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