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현대건설 악재 이미 반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채권단의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은 감자(減資)를 전제로 할 수밖에 없어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정몽헌 회장을 포함한 대주주 지분이 25%에 불과하고 나머지 75%를 개인과 기관투자가 등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7일 2000회계년도 결산 결과 적자규모가 자본총액을 넘어섬에 따라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정부와 채권단은 현재 대주주에 대해서는 경영책임을 물어 완전감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소액주주의 경우 시장가치를 인정받는 수준에서 부분감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체적인 출자전환 액수와 감자 비율은 현재 결산감사와 별도로 진행 중인 영화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나온 뒤 결정될 예정이다. 소액주주들로서는 아무런 대책없이 당분간 주가하락과 감자라는 이중고를 감내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비해 은행들은 현대건설 여신에 대해 이미 1천8백여원의 충당금을 쌓아왔고 출자전환을 통해 기존 여신에 대한 충당금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장기간 주가를 억눌러온 악재가 해소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은행주는 이미 노출돼 있는 위험을 확인하는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 있다" 라며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할 경우 매수 호기로 판단된다" 라고 말했다.

한편 27일 증시에서 현대건설은 보통주와 우선주가 모두 가격 제한폭까지 급락했고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도 3.85% 하락했다.

나현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