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난개발 파동 겪은 용인…분양가 내리고 평수도 줄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다음달 중순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상현리에서 분양될 LG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4백80만~5백30만원이다. 지난해 3월 인근에서 나온 금호3차 분양가(평당 5백5만~5백86만원)보다 평당 25만~50만원 싼 것이다. 자세한 정보는 (http://www.joinsland.com) 참조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용인시 구성읍 언남리에서 내놓을 래미안 2차아파트(1천2백10가구)분양가도 평당 4백50만~5백50만원으로 잡혀 있다. 지난해 5월 1차 때의 분양가보다 평당 30만원 정도 낮췄다.

요즘 용인에서 아파트 분양을 준비하는 주택업체들은 이처럼 저가(低價)공세로 분양 전략을 바꿨다. 난개발 파급이 큰데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분양성이 땅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분양을 마냥 미룰 수 없고 그렇다고 종전 가격대로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액면 분양가로는 평당 30만원 정도 싸졌지만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는 교통부담금 등이 분양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평당 40만원 이상 가격 경쟁력을 가지는 셈이다.

이럴 경우 마감재 품질이 떨어지고 주거편의성이 많이 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 이익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가격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는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대형 평수 중심에서 중소형으로 줄여 분양하는 것도 특징. LG건설은 상현리아파트 1천34가구를 34~38평형으로 정해 실수요자를 겨냥했다. 성복리에서 대형 중심으로 공급했던 LG는 상현리에서도 중대형 위주의 건설을 계획했으나 소비위축 분위기를 감안해 중소형으로 바꾼 것.

금호건설은 5월께 수지읍 신봉리에서 분양할 1천9백22가구의 경우 30~40평형대가 90%나 된다. 지난 1999년부터 수지에서 3차례 분양한 금호베스트빌은 50평형 이상이 중심이었다.

삼성물산 역시 구성 마북2차아파트를 실수요자들이 좋아하는 25~49평형으로 정했다. 지난해 나온 1차아파트는 36~66평형이었다.

LG건설 조사에 따르면 용인시 수지읍에서 1998년 이후 3년간 분양된 아파트 8천9백30가구 가운데 20평형대는 1%(84가구), 30평형대 24%(2천1백70가구)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모두 40평형대 이상이었다.

이처럼 주택업체들이 이익만을 노리고 중대형만 많이 공급함에 따라 일대에는 큰 평형 아파트의 미분양이 적체돼 이제는 중소형으로 바꾸고 있다.

황성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