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7억5000만 달러 수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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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삼성중공업이 올해 처음으로 선박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9일 유럽 해운선사 4곳으로부터 유조선 9척과 동남아에서 해양설비 1기를 총 7억5000만 달러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2월 유럽 선사로부터 유조선 5척을 수주한 이후 3개월 만이다. 구체적인 지역과 계약금액은 선사 요청으로 밝히지 않았다.

노인식 사장은 “금융 불안이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상회함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ECD)의 증산을 염두에 둔 해운사들이 유조선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계약 외에도 다른 해운사들의 발주 상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또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최대 석유업체인 로열더치셸과 LNG-FPSO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향후 15년간 로열더치셸이 발주하는 LNG-FPSO를 공동 입찰자인 프랑스의 테크닙과 함께 독점적으로 건조한다는 내용의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본계약을 체결한 것은 장기계약을 한 이후 1호선으로, 구체적인 가격은 연말에 확정된다. 업계에서는 총 40억~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공동입찰자인 테크닙과 나눠야 하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20억~25억 달러를 손에 쥐게 된다.

이번 1호선은 삼성중공업과 테크닙이 공동 설계한 뒤 2012년부터 거제조선소에서 건조작업을 진행해 2016년 인도 예정이다. 길이 468m, 폭 74m, 높이 100m, 중량 20만t 규모로, 호주 지역 해양가스전에 투입돼 연간 350만t의 천연가스를 생산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LNG-FPSO나 드릴십(시추선) 등 대규모 해양설비가 30척 정도 발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혜리 기자

◆LNG-FPSO=천연가스의 생산과 액화·저장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춘 신개념 선박. 중소형 해양가스전뿐 아니라 대형 가스전에도 투입할 수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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