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간 쩡칭훙] 장쩌민 방북날짜 잡힐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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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쩡칭훙(曾慶紅.사진) 중국 공산당 조직부장의 북한 방문은 부시 미 행정부 등장 이후 조성된 한반도의 정세변화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외교관계자는 20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중간에 고위차원의 의견교환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면서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결과 및 제5차 남북 장관급회담 무산 이후 전개되는 새로운 정세변화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특히 曾은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올해로 예상되는 江주석의 북한 방문 일정을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메시지' 와 관련, 이 관계자는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에는 중국도 반대하고 있다는 의사를 전하되, 북한의 안보를 위해선 미국과의 정상적 관계정립이 중요하니 미사일 발사 같은 성급한 행동은 자제해 달라는 뜻이 담길 수 있다" 고 말했다.

1992년 4월 당시 중국의 국가주석이던 양상쿤(楊尙昆)이 북한을 방문한 뒤 양국 정상간 교류는 9년 동안 끊겼다가 지난해 5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함으로써 재개됐다.

외교안보연구원 박두복(朴斗福)교수는 "曾의 방북은 江주석의 방북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면서 "江주석의 평양 방문은 전통적인 북.중 관계가 완전히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주대 정종욱(鄭鍾旭)교수는 "曾은 江주석의 눈과 귀라 할 정도의 측근으로 江이 자신의 후계자로 고려하는 인물" 이라면서 "江주석이 비중있는 인물을 북한에 보내는 데는 전통적인 양국 관계를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 고 말했다.

또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한 중국의 조언이다.

즉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공산당 일당체제' 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전해준다는 것이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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