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실태에 대한 19일 이한동(李漢東.얼굴)국무총리의 진단은 "솔직하면서도 충격적" 이라고 총리실 관계자가 말했다.
국민 불편을 심화시켰으며, 국민 부담은 가중되는데 의약품 오.남용은 줄지 않고 그대로인 '최악의 상태' 라는 게 李총리의 의료정책에 대한 자평이다.
이런 발언은 '소리내지 않는 일처리' 를 내세우는 그의 스타일로 보아 극히 이례적이다.
그는 출근 직전 서울 삼청동 공관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서 직접 "시급히 의약분업.의보재정 대책을 마련하라" 는 지시를 받고 출근 뒤 바로 확대간부회의를 소집해 이렇게 지적했다.
"정부가 의료정책의 문제점을 얼마나 심각하게 파악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李총리는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의 정책 수행능력에 대해 "의약분업이 실시되면 뭐… 의약품 오.남용이 감소된다고… 너무 안이했다" 는 등 '개탄조로 질책했다' 고 총리실 김덕봉(金德奉)대변인이 전했다.
그리고 "의사들의 오랜 관행이 하루 아침에 없어지겠는가. 의보 수가 인상도 잘못된 통계에 의해 조정된 부분이 있다" 고 꼬집었다는 것.
李총리는 "복지부는 국민은 물론 정부 내에서 엄청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면서 최선정(崔善政)장관의 분발을 촉구했다.
또 "복지부가 존립을 걸고 이 문제(의약분업 대책)에 임해야 한다. 복지부의 모든 직원은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이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복지부가 의보재정.의약분업에서 드러난 모든 문제점.원인.책임의 실상을 국민에게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李총리의 개탄과 질책에는 金대통령의 판단과 심정이 담겨 있다" 면서 "이 정도 발언이라면 崔장관의 문책문제가 거론될 것 같다" 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