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수뢰 '몰카' 파문 인도 연립정부 와해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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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도 정치인들과 고위 관리의 수뢰 현장을 생생히 담은 인터넷 뉴스회사의 몰래카메라로 인해 촉발된 인도의 정국 위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야당과 집권 연정 내의 다른 정파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은 조지 페르난데스 국방장관이 15일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수뢰 스캔들은 인도의 인터넷 뉴스포털사이트인 테헬카닷컴(http://www.tehelka.com) 기자들이 자신들을 군수업체 직원이라고 속이고 방가루 락스만 집권 인민당(BJP)당수 등 연정 고위급 정치인과 군 장성들에게 계약을 대가로 돈을 전달하는 모습을 몰래카메라에 담아 인터넷상에서 보도함으로써 불거졌다.

이 사건으로 이미 지난 13일 군납 계약과 관련해 10만 루피(2백70만원)를 받은 락스만 당수가 사퇴하고 14일에는 국방부의 무기.군수 담당인 차우드허리 소장 등 군 고위 관계자 4명이 추가로 정직 조치됐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연정 내 일부 정당은 엄정한 조사와 책임자 문책이 없을 경우 연정을 이탈하겠다고 밝혀 한때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권이 붕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실제로 연정에 참여해온 트리나물 의회당 소속의 마마타 바네르지 철도부 장관은 스캔들에 반발해 15일 사퇴 의사를 밝힘으로써 페르난데스 장관을 압박했다. 또다른 연정 참여 정당인 전인도회의당(AITC)도 페르난데스 국방장관의 해임을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

바지파이 총리의 최대 연정 파트너였던 국방장관의 사퇴 표명으로 연정 붕괴의 고비는 넘겼으나 이번 스캔들로 인해 집권 연정의 정치력은 큰 타격을 받았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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