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소니언 박물관 前관장 리플리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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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20년간 이끌며 박물관의 대중화에 큰 공헌을 한 조류학자 딜런 리플리(사진)가 지난 12일 폐렴으로 사망했다. 87세.

그가 박물관장으로 재임하던 1964년부터 84년까지 스미소니언의 연간 방문객수는 이전의 3배인 3천만명으로 늘어났다.

그는 대중에게 박물관을 찾는 재미를 가져다 줘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시민 참여 강좌와 여행 프로그램 등을 조직했으며, 박물관 광장에서 민속 축제를 열고 놀이기구를 설치하기도 했다. 또 증기기차 전시관엔 스팀 소리를 녹음해 들려주고, 여성 의복 전시장엔 초콜릿 향기를 뿌리는 등 대중이 박물관을 즐길 수 있도록 신경썼다.

그는 매년 9백만명이 찾는 항공우주박물관을 포함해 여덟개의 박물관을 새로 만들고 일곱개의 연구기관을 신설했다. 그는 13세 때 방문했던 인도에서 조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으며, 예일대 졸업 후 변호사의 길을 포기하고 컬럼비아대에서 동물학을 전공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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