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누비는 향토기업] '디지털 부산카드' 마이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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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IMF체제 이후 회복세를 보였던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졌다. 부산.울산.경남지역 기업들도 판매부진.자금난 등으로 어려움이 크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첨단기술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 기업들도 적지 않다. 해외로 뛰는 향토기업을 찾아 시리즈로 소개한다.

'디지털 부산카드(일명 마이비카드)' 로 지역 전자화폐시대를 앞당긴

㈜마이비(동구 범일동) (http://www.mybi.co.kr). 이 회사 직원들은 요즘 달라진 자신들의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전략기획실 이준훈(李俊勳.38)팀장은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굵직한 업체들이 상담을 요청해 온다" 며 "매일 짜릿한 전율을 느낄 정도" 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영국 런던에서 열린 'ACA(Advanced Card Award.전자화폐賞)2001' 에서 결제서비스 부문 최고상을 받았다. 디지털 부산카드가 세계 3대 전자화폐상의 하나이자 전자화폐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ACA에서 전자카드 칩 운영체계의 독창성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이후 세계각국으로부터 수입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수출 상담이 진행 중인 곳만도 20여군데.

러시아와 폴란드 정부, 대만.중국.싱가포르 자치단체 등과 카드 수출 문제로 협의가 진행중이다. 특히 이 분야에서 세계최고를 자부하는 일본에서도 요코하마시가 이 회사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상담을 요청해 온 상태다.

마이비 박건재(朴巾在)대표는 "ACA를 통해 디지털 부산카드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만큼 이젠 디지털 카드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마이비는 오는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전자화폐 아시아 쇼' 에 나가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할 계획이다. 또 내년 부산아시안게임(10월)이전 부산에서 세계전자화폐 쇼를 개최, 세계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생각이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이 카드는 현재 10만 장을 보급했으며 3천3백 곳의 가맹점을 확보했다. 하루 평균 이용실적이 2만 건을 넘는 등 부산의 정보화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이달 말부터는 부산지역 모든 유료도로.민자터널 요금을, 4월부터는 지하철요금을 결제할 수 있게 된다. 7월부터는 울산시에도 보급된다. 경남도와 창원.마산.진해시, 경북도.광주시 등과도마이비 카드 보급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전자기술 화폐 및 사업화 부문 우수기업으로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 지정을 받았다. 7, 8월쯤 일반인을 대상으로 주식공모를 하고 내년 말까지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부산은행.부산버스조합.케이비테크놀러지.마이크로소프트.드림라인.한국아이티벤처투자.롯데캐피탈.호텔롯데부산 등 10개 업체 컨소시엄으로 지난해 9월 출범했다.

카드 개발은 케이비테크놀러지가 맡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카드결제 단말기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마이비 박건재(朴巾在)대표는 "연말까지는 1백20만장을 보급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우리 카드 고객이 편안한 디지털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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