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7%, 가능성은 무한대 … 남성 화장품은 진화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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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호 28면

남자도 화장하는 세상이다. ‘그루밍족’은 더 이상 사회 희귀 부족이 아니다. 주류를 넘보고 있다. 그루밍족의 세력 확장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영국의 리서치 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07년 기준 한국의 남성 스킨케어 시장 규모는 세계 1위다. 2위인 일본의 2.5배 규모다. 여자친구나 아내가 화장품을 대신 사 주던 것도 옛날 얘기다. 롯데백화점 본점 비오템 옴므 매장의 권우숙 매니저는 “요즘엔 남성 고객이 매장을 직접 방문해 피부 고민을 상담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비율이 절반을 웃돈다”고 말했다.

‘꽃남’ ‘꽃중년’ 유행이라는데…

연 10% 넘는 성장, 화장품 업계 ‘블루 오션’
올 남성 화장품(면도 용품 등을 제외한 순수 화장품) 시장은 5800억원(매출액 기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화장품 시장(7조9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다. 미미한 수준이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루밍족 열풍이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을 홍보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매출 규모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거의 모든 화장품 브랜드가 ‘옴므(남성)’ 제품을 내놓는 것은 가능성 때문이다. 올 남성 화장품 시장은 12.6%의 성장이 기대된다. 전체 화장품 시장의 성장 수준(7.8%)을 크게 웃돈다.

LIG투자증권 손효주 연구원은 “2003~2008년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3.4%로 같은 기간 국내 화장품 성장률 2.8%보다 훨씬 높았다”며 “2003~2004년 경기 침체로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가 줄어들 때도 남성 화장품은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장품 산업을 먹여 살릴 화장품 업계의 블루 오션’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그루밍족은 통계청이 발표한 10대 블루 슈머(블루 오션+컨슈머)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뿐 아니다. 지난해 발표된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은 최근 2년간 300% 고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전체 시장 규모는 4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그루밍 비즈니스 시장 규모는 2013년 5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스킨·로션에서 아이크림 시대로
남성 화장품 시장이 커지면서 스킨·로션 일변도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

먼저 기능성 제품이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노화 방지(안티 에이징)·미백(화이트닝) 등을 강화한 제품이 인기다. ‘비오템 옴므 화이트필 에센스’는 피부가 두껍고 지성이면서 색소 침착으로 인해 손상이 일어나기 쉬운 아시아, 특히 한국 남성을 겨냥해 나온 화이트닝 제품이다. 25년의 역사를 간직한 비오템 옴므는 전 세계 남성 스킨케어 1위 브랜드다.

눈이나 입술 등에 바르는 전용 제품이나 티 안 나는 메이크업 제품도 인기다. ‘헤라 옴므 프로텍션 립밤’은 남성 전용 입술 보호제다. 판테놀·비타민·토코페롤 등 성분이 입술을 촉촉하게 유지시켜 준다. 베이스 메이크업 기능이 있는 선블록 제품(일명 선블록 BB크림)은 피부 노화의 적인 자외선을 차단해 주기 때문에 남성들이 즐겨 찾는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피부 톤 보정을 하나의 제품으로 할 수 있는 ‘로코모션 컨트롤 페이스 비비 스포츠 SPF30/PA+++’를 출시했다.

아예 남성 화장품의 영역을 허문 제품도 등장했다. LG생활건강은 기존 남성용 스킨의 알코올 함량을 절반 이하로 줄여 여성용 화장품과 거의 비슷한 사용감을 느낄 수 있는 ‘보닌 보타니스트’ 라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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