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초등교과서 내용·표현·인쇄 '엉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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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충북도교육청이 제작한 초등학교 4학년용 사회과 탐구 교과서 '살기좋은 충청북도' 가 군데군데 잘못돼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내고장 바로 알기' 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

7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향토애 고취 등의 목적으로 처음 만든 이 교과서는 1백20쪽으로 4학년 2만여명이 1학기 사회 과목 부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상 오류, 부적절한 표현, 낡은 자료 및 사진 등이 자주 눈에 띄고 인쇄상태도 좋지 않아 제작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내용상 오류〓특산물 소단원에서 재배면적이 영동보다 훨씬 적은 옥천을 포도 특산지로 표시해 놓았으며(19쪽) 제주도에서 재배가 거의 중단됐는데도 시장에 나온 파인애플과 바나나를 제주산으로 표시했다. (72쪽)

청원군에는 신채호 선생의 묘소와 사당만 있는데도 생가가 있다고 잘못 적었고(35쪽)공연 및 전시를 주로 하는 청주 예술의 전당이 영화상영도 하는 것처럼 기술했다. (60쪽)

◇ 모호한 기술.부실한 편집〓 '지도여행' 에서 청주공항과 고속철도를 소개하면서 이를 지도상에는 표시하지 않았으며(15쪽) 홈쇼핑이나 전자상거래 등 편리한 상품구입 시대를 논하면서 재래시장 사진 일색이다. (76쪽)

특히 음성.괴산의 특산물 고추를 소개하는 소단원에는 말미에 엉뚱하게도 화물수송 교통수단 설명이 들어가 있다. (79쪽)

또 어법상 실수도 여러 군데서 발견되고 있다.

◇ 낡은 자료〓월별 평균기온, 강수량, 산업단지 등은 98년 자료를 사용했으며 자동차 등록현황도 99년 자료를 써 아쉬움을 남겼다.

◇ 인쇄상태〓인쇄가 부실해 지도상에 읽기 어려운 지명(15, 52, 54쪽)이 많고 66쪽 생활용품 사진 등은 화소가 뭉개지거나 80년대 사진인 경우가 많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원 교재가 지난해 11월께 나와 이를 토대로 제작하다보니 시간에 쫓겨 자료수집 등에 만전을 기하지 못했다" 며 "내년에는 충실히 하겠다" 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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