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중국대사, 역대 최고위급 내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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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1992년 수교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최고참 국장급의 비중 있는 외교관을 주한대사에 내정했다. 그간 중국은 한 단계 낮은 인사를 파견해왔다. <관계기사 8면>

한 중국 소식통은 5일 “공석 중인 중국대사에 장신썬(張<946B>森·장흠삼·57·사진) 외교부 판공청 주임이 내정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 조만간 아그레망이 접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사 내정자는 중국 외교부의 29개 사(司:한국의 국) 중에서 최선임 부서인 판공청 주임(국장)이다. 그간 홍콩·마카오·대만을 관장하는 강아오타이(港澳台)사 사장(국장)과 아일랜드 특명전권대사를 역임했 다.

소식통은 “장 내정자는 조만간 차관보급으로 승진이 유력할 정도로 중국 외교부 내 능력을 인정받은 외교관”이라고 전했다. 상하이(上海)에서 태어난 장 내정자는 베이징(北京) 외국어학원을 졸업하고 중국국가행정학원과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에서 연수도 했다. 이 덕에 영어가 유창하나 한국 근무 경험이 없어 한국어는 못한다.

초등학교와 중학 시절에 문화대혁명을 경험한 그는 77년 중국 최대 국영 여행사인 중국국제여행사(CITS)에 입사해 이듬해까지 근무했다. 또 90년부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홍콩분사(연락사무소 성격)에 파견돼 97년까지 일했다. 이 때문에 그는 대만과의 양안(兩岸) 관계에서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가 양안 문제를 다뤄본 그를 주한대사에 내정한 것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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