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채, 맞춤 숙성으로 제맛 살려 … 지펠, 독립 냉각으로 입맛 아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위니아만도 딤채(左), 삼성전자 지펠 아삭(右)

김치냉장고 제품군은 이번 NBCI 조사에서 평균 점수 73점을 얻었다. 25개 제품군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다.

브랜드별로는 위니아만도의 ‘딤채’와 삼성전자의 ‘지펠 아삭’이 공동 1위(73점)를 했다. 3위에 오른 LG전자의 ‘디오스’도 이들과 점수 차가 2점에 불과했다. 제품군 전체가 소비자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치열한 브랜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뜻이다.

딤채는 2004년부터 7년 연속 1위를 내주지 않았다. 1995년 처음 등장해 김치냉장고 시장을 연 딤채는 이 분야의 원조 브랜드다. 90년대 후반 주부들이 ‘딤채계’를 만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02년부터는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출시 15년째인 지난해 누적 판매량 500만 대를 기록했다.

딤채의 가장 큰 경쟁력은 김치 맛이다. ‘발효과학’으로 대표되는 김치 숙성 기술이 만들어내는 맛이다. 다양한 김치 유산군을 성장시키고, 뇌 활성 아미노산인 가바(GABA)의 함량을 늘리는 발효과학 기술은 김치냉장고를 대표적인 웰빙 가전제품으로 부각시켰다.

2010년형 딤채에는 인공지능으로 김치 온도를 측정해 사계절 맞춤 숙성을 해주는 ‘인텔리전트 발효과학 3G+’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김치냉장고는 일정 시간 동안 특정 온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김치를 숙성시켰다. 이러다 보니 계절에 따라 김치가 익는 정도가 달랐다. 하지만 ‘인텔리전트 발효과학 3G+’ 기능을 이용하면 계절에 관계없이 3~5일 정도 숙성하면 가장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다.

삼성 지펠 아삭 김치냉장고는 차별화된 ‘칸칸칸 독립냉각’ 기술과 친근한 느낌의 광고를 무기로 공동 1위에 올랐다. 2010년형 지펠 아삭은 스탠드형 제품의 상·중·하 3개 칸에 냉각기가 따로 달려 있다. 칸별로 냉각기 전원이 각각 켜지고 꺼진다. 냉기를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문을 열어도 바깥의 따뜻한 공기가 다른 칸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칸별로 냄새가 섞이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쿨링커버는 차가움을 오래 유지하는 소재로 돼 있다.

김치냉장고 최초로 서랍의 손잡이를 가볍게 누르면 쉽게 열리는 ‘이지핸들’ 기능도 도입했다. 살짝만 밀어도 서랍이 자동으로 닫히는 ‘오토클로징’ 기능도 돋보인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를 등장시킨 광고도 소비자의 감성을 사로잡는데 한몫했다. 이승기가 부른 ‘아삭송’이 인기를 끌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존까지 김치냉장고 브랜드로 ‘하우젠’을 써오다가 지난해부터 양문형 냉장고와 함께 냉장고 통합 브랜드로 지펠을 사용하고 있다. NBC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런 브랜드 교체는 성공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LG전자 디오스는 71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1위와의 점수 차이가 2점에 불과하다. 사용자와 비사용자 평가 결과 역시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국 시장점유율에서 NBCI 순위가 갈린 셈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변화는 딤채가 이제 더 이상 독보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향후 딤채·지펠·디오스 빅3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