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 김상렬씨 부녀 극동정보대 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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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동반입학하는 ‘부녀 새내기’가 있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의 김상렬(金上烈 ·49 ·예식장업)씨는 다음달 5일 이곳 극동정보대학 경영과에 둘째딸 민혜(19)양과 함께 입학한다.

고교 졸업후 30년만에 대학문을 두드린 金씨는 산업체 위탁교육생 케이스로,민혜양은 정시모집에 각각 응시해 합격했다.이들은 비록 주 ·야간으로 반이 달라 함께 수업받는 일은 드물겠지만 엄연히 같은 교수 밑에서 동문수학하는 동급생이 된 것.

金씨는 딸과 함께 하는 대학생활이 쑥스럽지 않을 리 없지만 각오만큼은 고교를 갓 졸업한 여느 새내기 못지 않다.딸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그는 “공부는 딸보다 2배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혜양은 아빠의 만학을 부끄러워하기보다는 그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편.

그녀는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어떤 시선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며 “여성 실업가의 꿈을 키우기 위해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내겠다”고 말했다.

金씨가 진학을 결심한 것은 12년 전.사업이 안정되면서 대학생활에 대한 동경심이 싹트기 시작했고 또 전문지식 습득의 필요성을 느껴 진학을 꿈꿨지만 나이 때문에 망설여 왔다.이번 진학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이 학교 김영일(金英一 ·경영과)교수의 강력한 권유가 큰 힘이 됐다.

金씨는 “50대가 되기 전 뭔가 변화를 찾고 싶었다”며 “다양한 경험도 쌓고 열심히 배워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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